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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가 연속 홈런을 날렸다. '신안 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7월26일∼9월4일)과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7월5일∼9월4일)가 큰 관심을 모았다.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내 것들'은 관람객 6만2568명을 기록했다. 하루평균 1564명이다. 마지막날에는 전시기간 최다인 4240명이 몰렸다.
신안해저선에서 건져 올린 문화재 2만4000여점(동전 28t 제외) 중 2만303점(동전 1t)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에는 주로 품목별로 대표성이 있는 것들만을 골라서 선보였기 때문에 1000여점 안팎에 그쳤다.
전시기간 내내 휴관하지 않았다. 매일 5차례씩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자원봉사자, 도슨트가 해설했다.
지난 2일 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의 학자 8명이 40년간 축적된 관련 연구성과로 신안해저문화재를 새롭게 해석했다. 동남아시아산 자단목, 향신료, 고려청자 등을 근거로 신안선이 타 지역을 경유했다는 주장 대신 첫 출발지를 닝보로 지목하는 설이 제기됐다. 신안선 항로 연구의 새로운 발화점이다. 신안선에 실린 11~12세기 칠기, 도자기, 동경 등이 당대 중국 항저우 미술품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도 나왔다. 신안선의 다양한 화물 종류는 사찰 승려, 무사 계급 등 소비자층을 명확히 드러낸다는 주장도 있었다. 일본의 학자들은 신안선 고려청자를 가라모노(唐物)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항저우, 닝보 등의 유적 출토상황을 고려하면 중국과 일본은 이미 고려청자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그 안목으로 고려청자를 선적했다는 추정이다. 고려청자의 대외 수출과 관련한 연구가 활성화되리라는 기대다. 주목받지 못한 남송대 칠기의 가치도 찾아냈다. '공작·꽃무늬 장식판'과 '흑칠완'은 동아시아 칠공예사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기존 명품 위주의 전시 틀을 벗어나 신안해저문화재를 거의 모두 공개한 점"을 전시회 성공이유로 손꼽았다. "1323년 중국 저장성 닝보를 떠나 일본 하카타로 가다가 신안 앞 바다에서 침몰한 거대한 배에는 도자기와 금속기, 자단목, 동전, 향신료 등 다양한 불교용품과 생활용품이 실려 있었다. 침몰한 지 652년 만에 발견된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우리나라 수중발굴의 효시가 됐다. 다양한 무역품과 도자기의 포장 방법, 2000개가 넘는 작은 도기들과 1000점이 넘는 고급 자단목, 중국 여러 지역의 가마에서 생산된 청자 들을 비교전시함으로써 도자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중국 도자기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다. 이 특별전을 계기로 신안해저선에 대한 국내외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신안문화재에 대한 연구의 촉매제가 됐으며, 나아가 14세기 한·중·일 교류사 연구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특별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에는 모두 14만4961명이 다녀갔다. 일평균 2684명으로 특별전 사상 최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