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은 줄여서 ‘화엄경’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중심사상으로 하고 있다. 화엄종의 근본경전으로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 확립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이 책은 당나라의 삼장반야가 번역한『화엄경』정원본 권2, 38과 동진의 불타발타라가 번역한『화엄경』진본 권15, 당나라의 실차난타가 번역한『화엄경』주본 권38로 이루어져 있다.
정원본(貞元本)은 전체 40권이며 목판에 새긴 후 닥종이에 찍었는데, 각 권은 병풍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 권2의 표지에는 ‘晉本(진본)’이라는 금색 글씨가 있는데 잘못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고려 숙종 때(재위 1096∼1105)의 원본을 참고하여 다시 새긴 해인사의 판본에서 찍어낸 것으로 보이며, 인쇄시기는 12∼13세기로 추정된다.
진본(晉本)은 전체 60권 가운데 권15이며, 목판본으로 역시 병풍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정원본과 같은 판본에서 찍어낸 것으로 보이며, 간행시기도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본(周本)은 진본 60권보다 후에 번역했다고 하여 ‘신역화엄경’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전체 80권 중 권38이다.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으로 병풍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하고 있으며, 마지막장에 충정(忠正)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본문의 체제나 판을 새긴 수법이『대방광불화엄경』권36(국보 제204호)과 같이 뛰어나며, 판을 새긴 시기는 고려 숙종 때(1096∼1105)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