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영자▲ 팬들과 악수 나누는 문경준(34·휴셈)
'32개 대회 207억원' VS '13개 대회 95억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의 현실이다.
2016 시즌 KPGA 투어는 KLPGA 투어와 비교해 대회 수나 상금 규모면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여자골프는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 양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남자골프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이다.
매년 몸집을 키워나가는 여자골프와 달리 남자골프는 대회 스폰서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남자골프의 부활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양휘부 회장 취임 첫 해인 올해 KPGA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그 동안 친근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남자선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의 소통하기 위한 노력했다. 재능 기부는 물론 나눔을 실천하며 팬들 앞에 성큼 다가섰다.
시즌 2승을 거두며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왕을 석권한 최진호(32·현대제철), '가을 사나이' 이형준(24·JDX멀티스포츠), 예비역으로 돌아온 허인회(29)는 팬클럽을 만들었다.
최진호 팬클럽의 이름은 팬들이 직접 지은 '헤일로(HALO)'다. '최진호라는 슈퍼스타를 감싸고 있는 빛무리'라는 의미를 다았다.
이형준의 팬클럽 '사랑합니다. 이형준'은 팬들의 사랑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형준은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 우승 직후 팬클럽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올 시즌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닌 허인회의 팬클럽은 '강하다. 허인회'이다. 개성 넘치는 성격답게 허인회가 직접 팬클럽 이름을 만들어 붙였다.
그 동안 KLPGA 대회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팬클럽의 응원 목소리가 KPGA에서도 들렸다. 멋진 샷이 나올 때 마다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고, 실수에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허인회는 "대회마다 일일이 찾아오셔서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하다"며 "시합 때 정말 큰 힘이 된다. 소중한 분들"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남다른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팬 카페 게시판에 직접 글과 사진을 남긴다. 또 팬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또 많은 선수들이 재능 기부를 통해 팬들과 가까이서 교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군 복무 중인 배상문(30)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해 골프채를 놓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눔은 멈추지 않았다.
한국인 최연소로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21·CJ대한통운)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직후 상금 전액을 최경주 재단에 기부하는 등 많은 선수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이형준은 "기부라는 것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기부 외에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작은 나눔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