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일 현재 6개팀 중 3위다. 겉 보기에는 나쁜 성적이 아닌 것 같지만 상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현대건설(5승5패·승점 14)과 1위 IBK기업은행(7승3패·승점 22)의 승점차는 이미 8점이나 된다.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흥국생명(7승2패·승점 20)에도 6점 처져있다.
반면 하위팀들과는 종이 한 장 차이다. 4위 KGC인삼공사(4승5패), 5위 GS칼텍스(4승6패)에 고작 3점 앞선다. 6위 한국도로공사(2승8패·승점 9)와도 5점차에 불과하다.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생각했던 센터 양효진의 어깨 부상은 에밀리-황연주-양효진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붕괴로 이어졌다.
국내 최고의 센터인 양효진은 명성답게 블로킹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세트당 0.895개를 잡아내며 블로킹왕을 차지했던 지난해(세트당 0.741개)보다 오히려 페이스가 빠르다.
하지만 어깨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공격에서는 기량 발휘에 애를 먹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양효진이 성공한 속공은 11개 뿐이다. 경기당 고작 1개 꼴이다. 성공률도 39.29%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추락했다. 공을 때릴때마다 느껴지는 통증 탓인지 연타나 빈 공간을 활용한 밀어넣기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30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양철호 감독은 "효진이의 득점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어깨가 굉장히 아파 운동을 못하고 있다. 정상 컨디션의 50%도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양효진 없이 경기를 치르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양효진이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받는 압박감은 클 수 밖에 없다.
선수 역시 무작정 쉬기보다는 경기를 뛰면서 회복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양 감독은 "본인 말로 경기는 할 수 있지만 힘을 낼 수가 없다더라"면서 "일단 경기에는 뛸 수 있다고 하니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몸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 건강해질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