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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박 대통령 서문시장 방문...상인들 ‘냉담’..
사회

박 대통령 서문시장 방문...상인들 ‘냉담’

이율동 기자 입력 2016/12/01 19:57 수정 2016.12.01 19:57
-피해상황청취·상인 위로, 10여분 머물다 자리 떠나
▲     © 운영자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대형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이번 화재에 따른 피해 상황에 대한 보고를 청취하고 시장 상인들을 위로한 다음 10여분 후 자리를 떠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일정을 전면 중단한 박 대통령이 지역을 방문 한 것은 지난달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 및 지방자치박람회' 이후 3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도 대구까지 내려간 것은 서문시장과의 인연이 각별한 만큼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형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을 이날 방문한 박 대통령을 기다린 것은 냉담함 그 자체였다.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 회원들이 침묵시위를 이어간 가운데 대통령을 맞은 서문시장 상인들에게는 환영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화재현장에는 소수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박근혜'를 연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상인들과 시민들의 고함과 욕설에 묻혀버렸다.
 같은 날 한 상인은 "밉고 곱고를 떠나 이런 분위기에서 박 대통령이 시장을 찾는 것이 시장을 위한 것인지, 대통령을 위한 것인 지 모르겠다"면서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정농단 사태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권의 텃밭이자 최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했던 대구·경북(TK)에서부터 민심을 수습, 상황 반전을 모색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대통령이 대구를 떠난 직후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40대 남성의 방화로 추모관이 불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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