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서 분신한 정원스님 서모(64)씨가 위독한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민들과 연대해 스님의 뜻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근혜 즉각구속 정원 큰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9일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원스님의 취지와 신념에 공감하는 시민들과 함께 정원스님의 뜻을 알리고 실현하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박교일 비대위원장은 정원스님의 상태에 대해 "의식불명 상태로 신장투석은 효과가 없어서 멈췄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호전 기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원스님의 쾌유를 빌며 만약 절명하신다면 그 책임은 박근혜 일당에게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구속까지 정원스님을 보내 드릴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향후계획으로 ▲박근혜 정권의 부정선거 규명과 내란범죄 처벌 ▲한·일간 위안부합의 및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와 사드배치 반대 ▲세월호 사건의 완전한 진실규명 ▲자주평화통일 완성 등을 제시했다.
불교계 등도 정원스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 범불교시국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국민들이 행복한 세상을 염원한 정원스님의 뜻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라며 더 이상 우리 곁의 소중한 생명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박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올바른 결정을 원하며 특검이 더욱 지혜롭고 날카롭게 진실을 밝혀 줄 것을 기원한다"면서 "정원스님의 발원이 하루빨리 이뤄지고 일체 민중이 행복하길 부처님께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광화문 캠핑촌 촌민들도 "정원스님의 소신공양은 박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됐음에도 박근혜 정책들이 멈추지 않고 추진되는 것에 대한 분노이자 1000만 촛불의 준엄한 명령에도 폭주하는 박근혜-황교안 체제에 대한 항의"라며 "절망의 시대를 촛불과 이를 넘어선 횃불로 밝혀나가자는 호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원스님의 뜻을 이어갈 것을 다짐한다. 정원스님의 뜻을 이어가는 길은 우리가 든 이 촛불을 놓지 않는 것이다. 함께 만든 이 광장을 완강하게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정원스님이 쾌유하길 간절히 빈다"고 밝혔다.
앞서 정원스님은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께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 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 등 글을 남기고 분신을 시도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원스님은 전신에 2~3도의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지만 병원은 지난 8일 보호자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