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기다림이란
봄 산정의 파수꾼 같은 것
허연 허벅지 자랑하는 바람 든 여인마냥
하얀 살구꽃
알몸으로 찬바람 맞으며
자궁 속 노란 살구 열매
보듬어 안고 기다린다
어느 누군들 기다리는 그리움 없을까마는
어느 여잔들 기다리는 잉태의 아픔
품고 싶지 않겠냐마는
봄빛 한 줄기
따뜻한 기다림 속으로 기적같이 쏟아지면
맺힌 울음 크게 터트리며
포동포동 살찐
생명의 부활로 피어날지니
때때로 기다림에 지친 나무들에게
인생이란 기다려 볼 만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