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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보수의 심장’ TK의원들 “이래도 됩니까?”..
정치

‘보수의 심장’ TK의원들 “이래도 됩니까?”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7/07 17:27 수정 2025.07.07 17:28
전면 물갈이론 수면 위… 3선이상 중진 ‘리더십 부재’
국힘, 정치적 사망?… 선수 이유로 광역단체장 ‘눈독’
“배지를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관행 타파” 경고음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영천출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안동출신 이재명 후보에게 8.3% 포인트차로 패배하면서, 소수 야당으로 전략한 국민의힘 대구·경북(TK) 현역 의원 전면 물갈이론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TK 정치를 심각하게 해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대선기간 내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은 커녕 얼굴 한번 내빈 적이 없다는 비판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지적된 바있다.
TK는 지역경제도 매우 좋지 않지만, 더 위험한 건 3선 이상의 중진 의원 ‘리더십’ 부재다. 국회의원 26명 중, 3선 이상은 총 9명으로 35%에 달한다.
대구는 수성구 주호영(6선), 달서구·을 윤재옥(4선), 서구 김상훈(4선), 달성군 추경호(3선) 등 4명이다.
경북은 김천 송언석(3선), 경주 김석기(3선). 영천·청도 이만희(3선), 포항·북 김정재(3선), 상주·문경 임이자(3선) 등 5명이다.
이들은 별다른 역할이 없어도 선거 때만 되면 선수(選數)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차기 광역단체장 주자로 부상한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대구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주자 ‘주호영, 윤재옥, 김상훈, 추경호’ 모두 중진이다. 경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만희, 임이자’ 도 중진이다.
일각에서는 “선수만 높다고 후보로 집어넣어서 지역 정치권의 중심인물처럼 만드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정치권 관계자는 “TK 의원들의 중량감이 없어진 데는 특정정당 쏠림 현상이 크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의 눈에 들어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됐기에 전투력이 상실된 것이다.”고 현 실태를 전했다.
이어 “말 잘 듣고, 일 잘하는 일꾼으로 부려 먹으려면 '묻지 마 투표'부터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TK 기득권 세력이 '국회의원' 배지를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경고음도 나왔다.
혁신위원장을 지낸 ‘인요한·최재형’은 인적 쇄신을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하며 “TK(대구·경북) 등 영남 기득권 세력이 배지를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며 “인적 쇄신없는 혁신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전날 A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TK 등 영남 기득권 의원들은 배지를 국가와 당,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긴다”며 “당이 어떻게 되든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내가 욕을 먹겠지만, 당에 필요한 쓴 약이다. 가감 없이 그대로 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위원장도 이날 인터뷰에서 당의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며 “이 당이 그 당이었나 싶을 정도로 바꿔야 한다. 국민이 지금 바라는 게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는 그런 구조적 혁신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당 내부 분위기는 초·재선이 인적 쇄신과 관련한 입바른 소리를 지도부에 하기도 힘들고, 해봐야 말발도 안 먹힌다.
이 역할은 오로지 3선 이상의 중진이 해야 하며 그래야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이와 관련, 한때 '젊은 보수'의 대표적인 스피커 중 한 명으로 불리었던 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신인규 변호사는 “지금의 보수, 정확히는 국민의힘은 치료 불가능한 상태라며, 정치적으로 사망했다고 경고했다.
신 변호사는 B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표가 누가 되든 똑같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라며 “사무총장부터 주요 당직 인선 과정을 보라. 그게 지금 국민의힘의 구조다. 친윤계의 주류 기득권은 절대 안 무너진다. 결국 이번에도 그 주류가 미는 인물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건 구조의 문제다. 이론적으로 정치 결사체가 유지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한데, 첫째, 사상이 있어야 한다. 둘째,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셋째, 서사, 즉 사연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 '3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상? 그냥 이익 집단일 뿐이다. 사람도 없다. 사연? 있기는 한데, 그게 매국 서사, 계엄 서사, 내란 서사이다. 국민의힘은 끝났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 조사(7월 3일(목)부터 4일(금)까지 전국 18세 1,003명 대상, 6.4%의 응답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지지율이, 5월 1주차 41.6% 수준에서 한 달 새 10%p 이상 떨어졌다.
6월 4주차에 30.0%로 아슬아슬하게 30%대를 지키더니, 결국 30%선이 깨지면서 이날 28.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4주차 조사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는 지난 5월 4주차(22~23일) 5.7%p였지만, 최근 조사에선 20%p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이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TK(대구·경북)에서 53.9%로, 부정 평가(38.9%)를 15%p(포인트) 앞선 결과도 나왔다.
지난 ‘6·3’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TK 득표율은 30%대를 넘지 못한 바 있다.
리얼미터 영남지사 관계자는 “보수층의 상당수가 희망을 잃어 아예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이념 성향을 바꿨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이 정도 상황이 초래된 데에 대해 거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과 중진 의원은 반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수가 외면한 보수 정당 의원은 정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같은 진실을 인지하고 있을까”라며 반문했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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