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고급 기술인력들이 내수 경기 침체와 국내 기업들의 경영악화, 고용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해외로 이탈하는 '두뇌 유출'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보수·주택·교육환경 등 국내보다 3배이상 대우 좋다는 이유라고 한다.
국내 두뇌유출 46위로 전년보다 9단계 하락한 상태이고 두뇌 유출 현상이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면서 이를 연구하고 미래 국가경쟁력 악화에 대비할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 신설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고급 기술인력들의 해외 유출은 특정 산업이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목적지는 주로 경제성장기에 접어든 중동과 중국에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경쟁사 연구 인력에 계속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경쟁업체로 이직한 삼성전자 연구원 A씨는 "솔직히 과도한 업무에 지친데다 중국 업체가 지금보다 2배 많은 연봉과 더 나은 연구환경 등을 제시해 뿌리치기 어려웠다"며 "미래를 대비해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고급 연구인력들의 해외 이탈이 중대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중 해외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한 비율은 21.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박사학위자 57.5%가 해외 취업이나 이주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저연령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더우기 해외 취업이나 이주 계획이 있는 박사들 가운데 2년내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비중은 24.2%에 불과했으며,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 박사 10명중 7명 이상이 3년 이상 체류를 희망했다고 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박사들도 9.4%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두뇌 공동화' 현상은 국가 지식·산업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범부처 차원의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 정책 연구나 관리당국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