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천안함 폭침 주제를 놓고 북한의 소행임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되었다. 설 의원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고 말 한 것이다.
  설 의원의 발언으로 칼자루를 쥐게 된 새누리당은 바로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은 "아직도 북한 소행으로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새정치연합에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라며 문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말 한마디가 문 대표의 그간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특히 설 의원의 언급은 4.29 재보궐선거 내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공격을 받을만한 허점을 내보였다는 점에서 큰 오점을 남긴 것이다.
  일파만파 퍼져 버린 설 의원의 발언은 국회 상임위원장(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사퇴 촉구를 비롯해 문재인 새정치연합 당대표의 '안보 행보'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우기 최근 문 대표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해병대를 방문한데 이어 천안함 5주기를 맞아 천안함 폭침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하는 등 '종북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과 문 대표가 특전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는데, 설 의원의 언급으로 문 대표의 행보는 한순간에 '진정성 논란'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일명 설화라 불리우는 설 의원의 발언은 이번 뿐 아니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불법자금 20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하여 재판에 넘겨졌었고 지난해 9월에는 국회의장이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불러 연석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있던 날)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뭘 했느냐.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문제는 더 심각한 데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있다.
  설 의원의 발언을 어떤 눈총도 구애받지 않는 '소신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원하게 질러버리는 그의 화법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들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의 위치가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3선의 '어엿한 중진의원'으로서 국회 상임위원회의 수장까지 맡고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 발언으로 눈길을 끌려는 후배 의원들의 중심을 잡아주고 당내 선후배 의원들의 가교 역할을 해야할 때인 것이다. 그러나 설 의원의 언행은 여전히 초선과 같이 가벼워보인다는 시선이다. 자꾸만 반복되는 급에 맞지 않는 그의 언행이 아쉽다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