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추기경 "진실 규명은 보복 아닌 상처 치유 과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사진 좌측)이 3일 오후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의 예방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진실 규명은 보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3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염 추기경은 “무죄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고통받는 세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갖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정의 실현을 기본으로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종교에서는 정의 실현뿐만 아니라 사랑과 자비를 통해 사회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벌써 (세월호 참사 발생) 1년이 돼 간다. 가톨릭교회에서 지금 이 시기는 성주간으로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묵상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어느 누가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모두 새롭게 태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염 추기경은 이번 기회를 통해 무죄한 이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조사가 어떻게 결론 내려지느냐에 따라 공동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별조사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갈지 생각하게 될 것이고 잘못되면 사회에 불신을 갖게 될 것이다. 절차와 순리대로 진상 규명이 잘 이뤄져야 한다. 특조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이석태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특조위는 노력할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으로는 진실 규명이 어렵다고 봤다.
이 위원장은 “시민과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진실 규명이 잘 이뤄지도록 특조위가 잘 활동하려 한다. 많은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는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 박종운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천주교 측은 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 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가 함께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오후 6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한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미사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초대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 전 피해자 가족들을 따로 만나 위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