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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기자 입력 2015/04/07 16:28 수정 2015.04.07 16:28
공기처럼 사라질 인터넷, 익혀야 할 인터넷 호흡

▲     © 변민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하늘을 나는 자동차', '머리에 쓰는 영상통화 장비', '3D로 개봉하는 죠스19탄', '신으면 자동으로 맞춰지는 신발'. 눈치빠른 영화광이라면 벌써 알아챘을 것이다. 1989년도에 영화 '백 투 더 퓨처 2(Back to the future2)'를 통해 그려낸 2015년도 미래 모습이다.
2015년 현재, 구글과 삼성 등 IT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가상체험이 가능한 웨어러블(wearable) 장비를 내놓고 있으며, 가까운 극장에 가면 3D 입체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없지만 무인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있고 자동 신발은 영화와 같은 메이커에서 올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즐거운 상상은 대부분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 어두운 이면까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기술이 진화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그리고 변화는 더욱 복잡하고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별일없이 잘산다고 생각하지만 마치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목전의 위험을 느끼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기술의 진화만큼 범죄도 진화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무인비행기 드론과 스마트폰은 우리를 감시하도록 재프로그래밍될 수 있다. 컴퓨터 속 개인·금융정보는 애저녁에 빠져나갔기에 어느날 통장잔고가 0원이 돼도 놀랄 것이 없다. 국가 인프라가 해킹되면 교통마비를 신호탄으로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다. 우리가 만끽하는 첨단기술의 어두운 이면이다.
지난 1월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은 세계경제포럼에서 '인터넷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인터넷이 온갖 사물의 일부로 녹아들면서 마치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가 다가온다. 이미 일부는 우리도 모르게 타인과 공유되고 있고, 보안을 떠올리기엔 변화가 너무 빠르다. 오전의 상상이 오후엔 위협이 되는 세상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킬 것은 무엇이고 내줄 것은 무엇인가. 매순간 다가올 변화의 충격에 대비하는 우리의 고민이다.
범죄감시에는 주인이 따로 없다. 경찰은 온국민과 함께 사이버범죄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고자 매년 4월2일을 사이버데이로 기억하길 제안한다.
이 날만큼은 컴퓨터·스마트폰에 백신 등을 설치해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검사를 했는지, 수상한 문자의 첨부 링크를 열어보진 않았는지, 수시로 사이트·금융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했는지 등 사소한 관심으로서 충격없는 내일을 맞이하자는 취지다.
인터넷이 공기처럼 매사에 스며들게 되면 우리는 그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 들숨날숨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보안이 생활화되어야 할 것이다. 범죄 피해자가 된 후는 너무 늦다. 자신의 숨을 남이 대신 쉬도록 맡겨도 되는지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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