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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의소리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4/13 14:43 수정 2015.04.13 14:43
‘하인리히 법칙’이 우려되는‘싱크 홀 현상’
▲     ©  房 玘 泰 편집국장  옛날 중국의 기(杞)나라 사람들은 앞일에 대해, 쓸데없이 하늘이 무너질까를 걱정했다. 하늘이 결코 무너질 수가 없음에도 앞일을 걱정함에 따라서 생긴, 고사에서 나온 말이 바로 기우(杞憂)이다. 이 같이 쓸데없는 걱정이 오늘날에는 쓸데가 있는 현실이 되고 있다. 물론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구멍이 뚫렸다. 바로 오존층이 파괴됨에 따라 구멍이 뚫려, 지구에 이상기후를 낳고 있다. 그러니 적어도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구멍만은 생긴 것이다. 이 구멍으로 인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수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기우(杞憂)가 현실로 다가온 것으로 봐야 할 대목이다. 쓸데가 있는 걱정이 되고 말았다. 그때의 기(杞)나라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하늘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늘의 구멍에다 싱크 홀 현상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다. 원래 싱크 홀 현상은 기반암이 석회암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빗물에 섞인 이산화탄소가 석회암의 탄산칼슘을 녹여서 깔때기 모양으로 웅덩이를 만든다. 한국에서는 석회암이 많은 강원도 정선, 충북 단양 등지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싱크 홀 현상의 기록상 첫 사례를 들면, 2010년 9월 노들길에 3× 2m규모이다.    
  이다음부터는 지난 2일에는 오후 9시 49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등에서 싱크 홀 현상이 6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 구멍의 크기는 가로 1.8m, 세로 1.2m, 깊이 0.6m이었다.
  지난 3월 29일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앞 도로에서 싱크 홀이 발생했다. 지난 3월 27일 전북 익산의 한 도로에서도 싱크 홀의 현상이 발생했다. 또 지난 2014년 10월 10일에는 강원 동해시 송정동 동해항 LS 전선 앞 도로 1차로에 지름 1m 크기의 싱크 홀이 발생했다. 싱크 홀 현상이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자 경북도는 4월부터 하수관로 852㎞을 정밀 조사한다. 투입되는 예산은 50억 원이다. 권오승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노후하수관로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다. 내년부터 국비 등을 확보 개·보수작업을 실시하여, 도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경기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도시를 삼키는 싱크 홀, 원인과 대책’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공사로 인한 지하수 교란, 상하수도 누수 등이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했다. 전문가들은 싱크 홀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지하 시설물 현황을 정확히 파악한 땅속 지도 제작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싱크 홀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 플로리다는 2010년부터 싱크 홀 관련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지하 수량 보전이 싱크 홀 방지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도시 물 순환체계 조성에 역점을 두고 건축기준과 시공방법에 대한 등급기준을 마련하여 대응하고 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싱크 홀 현상이 한국뿐이 아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볼 때에 문명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문명발달과 비례적으로 발생률이 높다고 볼 대목이다. 싱크 홀의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관계당국의 몫이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하인리히 법칙’을 짚고자 한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미국의 여행자보험회사에 근무한 보상 전문가이다. 다양한 사고 통계를 접했다. 그리고 사고의 인과관계를 계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그는 한 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다. 더 전에는 부상을 일으키지 않은 300번의 가벼운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밝혀낸 수치가 ‘1:29:300 법칙’이다. 이를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부른다. 1931년에 펴낸 그의 책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A Scientific Approach)은 이후 산업재해예방 분야의 고전이 되었다. 하인리히 법칙은 단순히 산업 현장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개인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는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기우(杞憂)에서 싱크 홀은 한국형의 한우(韓憂)이라고나 할까. 한우(韓憂)에 하인리히 법칙이 과연 무용지물이 아니라는 우려다. ‘1;29:300’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어디쯤에 와 있을까를 묻고 싶다. 300일까. 아니면 29일까. 하여튼 1을 향해 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는 모양새이다. 어느 지자체가 싱크 홀을 예방하기 위한 예산투입으로써, ‘하인리히 법칙’을 막을 수가 있을까를 우려한다. 땅 속의 지도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88올림픽 때부터 지하수인 생수가 시판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집집마다 사람마다 온통 생수판이다. 대형 아프트 등 건물도 역시이다. 지자체마다 조례를 제정한들 근본적인 문제의 풀이가 아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 더군다나 하늘 구멍인 기우(杞憂)는 전 세계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한국은 싱크 홀의 뉴스감에서, 이제부터 ‘하인리히 법칙’으로 짚어 ‘1’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더하여 지하수가 문제라면, 현재의 막힌 아스팔트에서 물이 스며드는 아스팔트를 사용해야 한다. 더하여 ‘1’의 대형사고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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