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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약령시서 만나는‘동의보감 33가지 물 이야기’..
사회

약령시서 만나는‘동의보감 33가지 물 이야기’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4/15 16:02 수정 2015.04.15 16:02
‘2015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속 역사를 배우다

조선시대 때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다룬 장터를 그대로 재현한 '제37회 대구 약령시(藥令市) 한방문화축제' 개막일인 지난해 10월1일 오후 대구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에서 조선시대 의녀 복장을 한 여성이 1000원에 1개를 주는 축제 통용 화폐 '엽전'을 들어보이고 있다.


15일부터 19일까지 대구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 일원에서 「개장 357주년 기념 2015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약령시에서 만나는 건강한 소풍 !』이며, 슬로건은 『대한민국 건강 1번지, 약령시로 놀러오이소~』이다. 아래에서 대구약령시의 개략적인 역사와 올해 축제 프로그램 중 그 소재가 역사성을 띤 것들을 소개해 본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현재 대구에서 ‘제7차 세계 물포럼’이 개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동의보감 33가지 물 이야기』라는 코너가 운영된다.
▩동의보감에서 만나는 33가지 물 이야기
지난 4월 12일(일)부터 오는 4월 17일(금)까지 대구와 경주에서 제7회 세계 물포럼이 열리고 있어 지구상의 물 문제 해결과 물산업의 미래 등 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금주에 개최되는 2015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도 물 관련 프로그램을 포함시켰으니, 바로 『동의보감 33가지 물 이야기』이다. 1610년 허준(許浚)이 지은 동의보감은 약이 되는 물의 종류를 33가지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물의 종류와 효능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증기수(甑氣水, 시루 뚜껑에 맺힌 물) :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길어   지고 빽빽하게 나오며 거멓게 되고 윤기가 돈다.
▲추로수(秋露水, 가을철 이슬) : 소갈증을 낫게 하고 몸을 가벼워지게    하며 배가 고프지 않게 한다. 또한 살빛을 윤택해지게 한다. 측백나    무잎 위의 이슬은 눈을 밝아지게 한다. 백가지 꽃 위의 이슬은 얼굴   빛을 좋아지게 한다.
▲장수(漿水, 좁쌀로 쑨 죽의 윗물) : 갈증을 멎게 하고 곽란, 설사, 이질을 낫게 한다. 그리고 답답해지는 증[煩]을 풀어주고 지나치게 졸리는 것을 없앤다.
▲마비탕(麻沸湯, 생삼을 삶은 물) : 삼을 담갔던 즙은 주로 소갈증에     쓴다. 냄새가 약하고 허열을 내리운다.
▲조사탕(繰絲湯, 누에 고치를 삶은 물) : 회충(蛔蟲)을 없애는 데 쓴다.    그것은 고치를 삶은 물이 벌레를 죽이기 때문이다. 또는 주로 소갈증   이나 입이 마르는 데[口乾] 쓴다.
이번 약령시 한방문화축제에서는 이처럼 『체질별 약선요리 & 동의보감 33가지 물이야기』 전시관에서 물을 약으로 사용한 선조들의 지혜와 건강하게 물 마시는 방법을 소개하게 된다.
▩대구약령시 개장,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발견 8년 전
대구약령시는 1658년(조선 효종 5년)에 개시(開市, 또는 개장)되었다. 그렇다면 대구약령시가 개장된 1658년과 가장 근접한 역사적인 대사건은 무엇일까? 서양사를 보면 대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 약령시 개장 8년 후인 - 서기 1666년 어느 날 고향인 잉글랜드의 어느 마을 사과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서 ‘만유인력의 법칙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진다.(출처: 세계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 청아출판사, 2011) ※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1687년 발간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책을 통해 발표한다.
▩대구약령시의 원래 위치는 경상감영공원 부근
대구약령시는 원래부터 현재의 중구 남성로 부근에 위치했을까? 그렇지 않다. 대구에 오늘날의 대구·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까지를 통할하는 경상감영이 설치된 것은 1601년(조선 선조 33년)이고 그 장소는 현재의 경상감영공원인 중구 포정동 일원이었다.
경상감사 임의백(任義伯)은 1658년 조선 효종 9년에 왕명을 받들어 당시의 경상감영 부근(현재 중구 포정동과 대안동 주변)에 한약재 시장을 열었다. 그리고 1908년(조선 순종 1년) 경상감사 이충구(李忠求)가 약령시를 현재의 중구 남성로 일원으로 이전하였다.
▩약령시에서 만나는 대구 근대 역사: 한국 최초의 피아노
우리 나라에 피아노가 최초로 전래된 곳은 바로 대구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1900년 3월 26일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인 사이드 보텀(한국명 사보담) 부부가 대구에서 선교 활동을 하기 위해 피아노를 배에 싣고 부산에서 낙동강을 타고 올라와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에 도착한 후 짐꾼 이십여 명을 불러 3일 간 중구 종로에 위치한 자신의 집까지 옮겼다고 한다. 종로가 약령시와 인접한 점을 고려하여 이번 약령시 축제에서는 『길 위의 피아노. Play me, I'm your's.』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약전골목 길 위에 피아노를 놓아두고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대구약령시 노래’ 등을 자유로이 연주해 볼 수 있게 하였다.
▩허준의 동의보감 진서(進書)와 이를 재현한 『동의보감 진서의(東醫寶鑑 進書儀)』지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하여 서기 1610년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완성한 후 이를 왕(광해군)에게 바치는 의식을 『동의보감 진서의(東醫寶鑑 進書儀)』라는 이름으로 재현하였으며, 이 의식은 화려한 의상과 150여 명의 대규모 출연진이 참여하여 거행된다.
이번 축제에서 화려하게 재현되는 동의보감 진서의 행사는 오는 16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 취타대 20여 명을 선두로 한 행렬이 약령시 주변의 대로를 1시간여 동안 가두행진한 후 대구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앞 주무대에서 진서의가 2시간 동안 광해군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된다.  ※동의보감 진서의 가두행진 경로: 현대백화점 앞⇒매일신문사⇒    만경관⇒중앙파출소⇒반월당⇒현대백화점⇒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앞 메인무대(60분정도 소요)
▩대구약령시 축제 공식화폐: 약령통보(藥令通寶)
올해에도 대구약령시의 전통성을 고려하여 축제통용 엽전을 제작하여 사용한다. 올해 제작되는 엽전은 전면과 후면이 『2015 대구약령시축제』와 『藥令通寶』로 표기된다. 1냥은 1천 원이며, 1만 원(10냥) 환전 시 환전자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의미에서 축제 관련 기념품이 지급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 바, 축제 관련 다양한 정보는 ‘2015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홈페이지(http://www.herbfestival.org)에서 얻을 수 있다.
홍석준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올해 축제가 물포럼 기간과 연계 개최되어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동의보감 33가지 물 이야기’, ‘뉴턴의 만유인력 발견 시점보다 약령시 개장이 8년 빠르다’는 사실,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현재의 약령시 부근의 종로에 있었다’는 등의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재미있는 역사 공부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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