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참패 이후 리더십 공백 사태를 겪었던 미래통합당이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를 새로 꾸렸다. 미처 해결되지 못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문제와 전당대회 등의 현안이 매듭지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 출범 문제의 경우는 주 신임 원내대표에게 리더십 1차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통합당은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했으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달 임기’를 거부하는 등 반발해 비대위 문제를 풀 권한이 신임 지도부에 넘어갔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그간 당내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차선일 수 있다”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조기 전당대회는 당 정비가 안 된 채로 반성 기회도 갖지 않은 채 가는 것은 문제”라고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싣는 입장을 보이며, 당선인들의 총의를 모으고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와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신임 원내대표가 갑작스런 부친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지만, 향후 당 운영 체제를 두고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탄력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비대위 임기 연장에 부정적인 당내 의견들로 인해 상임전국위원회가 한번 무산됐던 만큼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한 중진 의원은 10일 “대체로 의원들은 (비대위 임기를) 연말까지나 1월로 이야기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만나서 이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개혁을 하려면 그런 정도는 기간을 두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만 그 이상의 기간은 안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전당대회를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비대위를 짧게 하라는 게 민심이다. 주 원내대표가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 당원 생각을 고려해야 한다. 스스로 개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당 대표에 출마할 의사를 비치는 중진 의원들도 있는 만큼, 주 원내대표가 본격적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 설득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하면 당 내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지금 서둘러 치러도 당 쇄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조기 전당대회를 지금 상황에서 해도 별 의미가 없다”며 “(인물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에, 비대위를 거쳐서 색깔을 조금 뺀 다음에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의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김종인 비대위로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뚜렷한 새 인물을 찾지 못해도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전당대회가 열리면 제일 먼저 척결할 것은 황교안 체제 청산이다. 당 지도부를 바꾸는 게 핵심인데 김 전 위원장이 바꾸면 힘이 없다”며 “당의 강령은 당원과 소속 의원이 바꾸는 것이다. 30대의 무능한 지도자가 나오더라도 내부의 총의로 새 깃발을 세우는 게 맞다”고 짚었다.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여부가 추이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끌지 말고 빠르게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단연 우세하다.
박 교수는 “통합을 전제로 해서 표심을 얻은 한국당이 꼼수로 정치를 하면 안된다”며 “깨끗하게 합당해야 하고, 그 다음에 당원과의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만들고 대선주자를 만들어야 대통령을 낼 수 있다. 무소속도 다 통합시키고 치열하게 싸우고 논쟁해서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도 “이미지적으로 볼 때 미래한국당이 낫다. 통합당이 수구의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에 그 목소리에 휘둘리는 것보다는 개혁이나 소신의 목소리로 가는 게 낫다. 미래한국당은 비례 초선들이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덜 하지 않냐”며 합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