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운동은 생명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약..
오피니언

운동은 생명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약

류병관 교수 기자 입력 2020/09/11 05:02 수정 2020.09.14 19:23
              류   병   관                             용인대학교 교수
              류   병   관                             용인대학교 교수

인간의 수명이 점차 늘어가면서 늘어난 수명만큼 강조되는 개념이 바로 삶의 질(quality of life)이다. 그리스 · 로마 시대 평균수명이 20세 전후였던 자그마한 덩치의 인류는 점점 커지고 더 오래 살게 되어 지금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0세를 넘기고 있다. 
각종 질병에 취약했던 인간에게 다양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을 보면 그냥 산다고 다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이 더 절실하게 와 닿는다.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지 못하는 삶, 일상의 자유를 상실하면서 사는 삶이 얼마나 불편한 삶인지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경제적인 상황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활동의 제약은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이다. 
인간은 동물이다. 동물은 움직여야만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생물은 동물과 식물로 구분되고 동물은 움직이는 것으로 식물은 뿌리를 내리는 것으로 생명력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동물인 인간이 식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뿌리를 내리면 서서히 생명력을 잃어가게 된다. 움직이는 것은 서고 싶어 하고, 서 있는 것은 앉고 싶어 하고, 앉아있는 것은 눕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생명력을 키우는 것은 역의 방향으로 간다. 누워 있는 것보다는 앉아있어야 하고 앉아있는 것보다는 서 있어야 하고 서 있는 것보다는 움직여야 하고 그냥 움직이는 것 보다는 조절하여 걷거나 뛰어야 한다.
그래야 몸의 생명력이 커진다. 자동차를 조절하는 것을  운전(運轉)이라 하고 인간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을 운동(運動)이라고 한다. 
동물인 인간은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키우는 것이다. 데카르트를 이어 등장하는 서양의 합리주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신(神)은 자연이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고 말한다.
인간은 그 시대의 신이 정해주는 대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이 세상의 삶보다 저세상의 삶이 더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모든 자연이 신이며 자연은 그 상태에서 더 나은 생명력을 키우기 위한 욕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코나투스라는 이 개념은 오히려 과학 문명의 혜택을 극도로 받는 오늘날의 인간에게 어쩌면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더 나은 생명력을 얻길 원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대부분 인간은 종교에서의 간절한 기도로, 현대의학에 대한 맹신으로, 혹은 다양한 몸에 좋은 보약들의 섭취로부터 생명력을 추구한다. 그러나 간절한 기도가 내 몸의 생명력을 키워주지는 않는다.
마음의 위안과 몸의 생명력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어떤 질병에 걸리더라고 신비한 현대의 의학 기술이 다 낫게 해주리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것이든 몸에 좋다는 것은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고 복용하고 그것이 내 몸의 생명력을 키워 줄 것으로 믿는다.
인간은 동물이다. 동물은 움직여야 산다. 그러나 움직임에도 종류가 있다. 하나는 움직일수록 피곤해지고 몸의 에너지를 고갈시켜 약하게 만드는 움직임이다, 그것을 노동이라고 한다. 노동은 피로를 만들고 피로는 몸을 고갈시킨다.
 그래서 노동은 반드시 휴식을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몸 자체의 변화는 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움직임 그것이 바로 노동이다.
반면에 운동은 몸을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몸의 생명력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움직임을 조절하여 몸의 생명력이 커지도록 하는 것을 운동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운동의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만큼 운동은 우리 몸의 어느 부분이 아니라 몸 전체의 생명력을 강화시키는 가장 좋은 효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병을 약으로 다스리면서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 수명은 점점 늘어가지만 수십 년을 몸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혹은 병상에 누워 긴 세월을 영위하기도 한다.
삶의 질의 문제는 결국 생명력의 문제이다. 어떤 일을 하든 생명력이 강한 사람은 성공하고 생명력이 약한 사람은 실패한다,
생명력이 강한 사람은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견딜 뿐만 아니라 내 몸의 내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스스로 잘 극복해 낸다. 암과 같은 세포의 변이도 외부에서 오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공격도 더 잘 견딘다.
똑같은 일을 겪으면서도 스트레스와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정도가 생명력의 수준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기도로 생명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약물로 생명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좋은 음식으로 생명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생명력은 동물인 인간이 움직임을 조절하여 스스로 키울 뿐이다. 
운동은 반드시 자극을 일으켜야 한다. 이 자극이 몸에서 반응을 일으키고 반응에 적응하면서 우리 몸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극이 되지 않는 일상의 활동만으로 운동이 되지는 않는다. 운동, 활동, 노동의 순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길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오래 살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생명력이다. 운동은 생명력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