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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코로나19 시대의 건강은 조화다..
오피니언

코로나19 시대의 건강은 조화다

류병관 교수 기자 입력 2020/09/24 18:42 수정 2020.09.24 18:44
            류 병 관 교수
            류 병 관 교수

사람의 몸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그리스 · 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와 근대까지 와서도 정신은 고귀하고 몸은 비천한 것이었다.

니체나 앙리 베르그송 그리고 정신보다 몸의 철학을 강조하는 메를로 뽕띠가 나타나고 인간의 몸과 마음이 분리될 수 없다는 과학적 이론들이 힘을 얻기 전까지 언제나 인간은 정신을 강조해 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며 마음으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고 마음으로 모든 것이 다 통한다는 생각과 사상들은 동양에서도 마음수련, 마음공부와 같은 개념들이 학문과 종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정신과학의 발달로 몸과 마음이 분리된 두 개의 실체가 아니라 동시에 방아쇠를 당기는 조화와 균형으로 동시작용을 하는 하나라는 생각이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몸과 마음은 조화다. 마음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몸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마음으로 아무리 힘을 써도 작은 물방울 두 개를 합칠 수 없다. 손끝으로 톡 갖다 대기만 해도 될 것을 마음만으로는 물방울 하나 움직일 수 없다. 마음은 의지를 세우고 몸은 행해야만 인간의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건강이란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건강은 건강한 행위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한쪽도 무너지면 안된다. 마음이 방향성을 잃고 우울하게 흔들리는 것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당장 어떤 몸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스트레스라는 말 자체에 이미 ’서서히 변형시킨다‘ 는 개념이 들어 있다, 용수철을 계속 누르면 탄성이 줄어들어 못 쓰게 되듯이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변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당연히 건강이다. 코로나19가 국민 건강 아니 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코로나19 자체만일까? 확산성이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비하느라 모든 생활 경제는 물론 여행과 교육까지 완전히 무너지면서 인류는 그야말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이런 스트레스를 건강과 연결해 바라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내내 코로나 19 발생에 대한 정보만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제는 지역사회 내에서 공포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 19에 대응해야 하고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 자체가 인간의 몸에 병적 부작용을 다양하게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감안 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균형을 맞추는 생활 요소도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말이다. 장기간의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을 설명하는 말인데 이제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단순한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스트레스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코로나19의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고 지나가는 혹은 언제면 끝날 수 있다는 그러한 희망이 없는 상태로 이미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런 우울감은 흡연자들은 더 많은 흡연을 하게 만들고 또한 불안으로 인한 심적 병리 상태를 만들 기도한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정신의 상태가 아니라 우리 몸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도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우리 몸 자체가 우울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임파구 체계에서 과립구 체계로 전환된다. 과립구는 우리 몸의 세포 손상을 원상회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이것을 우리 몸이 손상되는 신호로 인식하고 우리 몸의 면역계가 세포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 과립구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다. 과립구 우위가 되면 임파구는 저하되는데 문제는 오히려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과립구가 아니라 임파구라는데 있다. 코로나19에 대항해야 하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인 임파구가 오히려 코로나 19에 대한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인하여 과립구 체계로 바뀌어 임파구가 약해지면 그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몸 자체의 면역력이 저하되는 역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를 상쇄하는 조화로운 생활이 필요하다. 임파구를 활성화하는 부교감 신경을 작동시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일들을 일상에서 조화롭고 균형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방송 프로그램들도 우울 한 것보다는 많이 웃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하고 자기 스스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이 들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공하여야 한다. 집에서도 가볍게 땀 흘리는 운동을 해서 면역계가 활성화되도록 해주는 조화로운 생활이 꼭 필요하다.

마음 따로 몸 따로가 아니라 마음이 우울하면 면역계의 임파구가 약해져 오히여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고 무엇보다 스스로 조화롭게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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