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과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라 놀이문화와 공간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요즘 부모세대들이 놀던 시절에는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 박기, 망 까기, 말 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보물’이라는 동요의 노랫말처럼 아이들과 매일 밖에서 이런 놀이를 하면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놀이를 즐겼다.
그러나 그 시절에 아이들은 요즘처럼 블록이나 인형, 로봇 같은 장난감이 없어 주변의 작은 돌을 주워 모아 공기놀이를 했고, 동네 친구들과 편을 갈라 말 타기나 술래잡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를 하고 놀았다.
주변에 있던 버려진 냄비와 그릇으로 소꿉놀이를 하고, 자연에 있는 다양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역할놀이를 하며, 누군가 돈으로 사주지 않았는데도 풍부한 장난감을 만들어 놀이를 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있어서 장난감은 어떤 존재인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장난감을 ‘어린아이들이 노는 데 쓰는 여러 가지 놀이도구’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있어 장난감은 자신의 감정이나 흥미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자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연결시키며,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다.
이처럼 아이들은 장난감을 이용해 여러 가지 놀이들을 하고, 놀이를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사물들 간의 관계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또한 아이들은 장난감을 통해 스스로 사물을 조작하는 능력을 익힘으로써 감각기관과 공간능력을 발달시키고, 인지적 발달은 물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확장시켜나가며 또래나 친구와의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배워간다.
이러한 발달과정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장난감을 잘 활용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도구가 된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연령에 맞는 장난감을 제공해주어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치가 있는 놀이감을 제공해 주기 위해 많은 것들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위해 각 지자체의 곳곳에 많은 놀이시설들이 즐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장난감이나 놀이시설들은 아이들을 정말 행복하게 놀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일까?
예전에는 밖에만 가면 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가 들리고, 장난감이 없어도 마음껏 놀이를 하고 함께 어울려있기만 해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놀이터에 가도 함께 놀이할 친구가 없어서 문화센터, 또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낸다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가끔 들을 때가 있다.
아이들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안전을 고려한 놀이시설을 만들고, 아이들이 원하지 않아도 부모님들이 연령에 맞는 장난감, 또는 아이가 흥미를 갖는 장난감들을 무수히 제공해 줌에도 아이들이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또래나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수 없이 제공해 주는 장난감, 안전한 놀이시설에 우리는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우리 아이들은 함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누군가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처럼 이는 물질적으로 많은 놀이자원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의 대상이 없어지고, 아이들에게 많은 장난감과 놀이공간만을 제공하여 아이 혼자서 놀이를 함으로써 놀이대상과의 관계보다 장난감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난감에 금세 흥미를 잃고 새로운 장난감을 소유하고 싶어 하면서 아이들은 장난감 소유에 대한 흥미만을 고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모들은 함께 놀아 줄 수 없어서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고, 우리 아이의 발달연령에 필요해서 또는 교육적인 목적을 위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으니 부모로써의 역할을 했다고 대리만족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수많은 놀이 공간과 형형색색의 자극적이고 다양한 장난감보다 함께 뛰고 뒹굴며, 얼굴만 마주봐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놀이의 대상과의 관계를 원한다.
아이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많은 책과 값비싼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 좋은 놀이동산에 매일 데리고 가서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부모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놀이를 해주는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을 선물하자. 이는 값 비싼 장난감이 아니라 정답이 다양해서 아이가 마음대로 응용하면서 놀이할 수 있는 장난감이며, 다른 누군가와 함께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이다.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보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귀하고‘보물’ 같은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물’ 같은 아이들이 장난감이 아닌 친구들과 어울려 진정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놀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