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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제철소 직원과 근로자, 포항시민 아닌가..
경북

포항제철소 직원과 근로자, 포항시민 아닌가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0/12/13 19:43 수정 2020.12.14 09:11
포스코 노조, 지역사회 ‘상생 프로그램’ 전면 중단 선언 파장
시민들 “방송사 비난에 그친 것 아니라 시민 협박으로 느껴”

최근 포스코 근로자들의 직업병 피해와 관련한 포항지역 방송사 보도와 관련해 포스코 노조가 내놓은 성명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도가 편파적”이라며, “지역사회 투자와 상생 프로그램 전면 중단을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포항으로 이주한 직원과 타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에 대한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토록 해 인구 50만 이하의 포항시가 가져올 변화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하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같은 지역에서 사는 주민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충격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노조의 성명서 내용은 보도를 한 방송사를 비난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포항시민들을 향해 협박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이같은 생각이 노조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포스코 경영진들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다”며,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11일 ‘포항MBC 편파 보도에 대한 포스코노동조합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일 포항MBC에서 방영한 “그 쇳물 쓰지 마라” 시사보도과 관련하여 포스코노동조합은 포스코 1만7천명의 노동자와 1만8천명의 협력사 노동자, 그 외 수 만명의 제철소 관계업종 노동형제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대표해서 엄중한 마음으로 포항MBC의 편파보도 형태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포항MBC 사장 및 해당 프로그램에 제작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다는 것.

또 포항MBC는 해당 프로그램 (그 쇳물 쓰지 마라)을 통해 객관적 사실보다는 왜곡, 악마의 편집 보도를 함으로써 철강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케 했을 뿐 아니라 지난 50년간 포항이 전국 최고의 중소도시로 성장하는데 공헌한 포스코 작업장 노동동지들 및 그 가족들에게 자괴감마저 들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포스코노동조합은 포항지역사회와 포스코가 상생 발전하는데 앞장서 왔던 일체의 활동에 대해 중단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항MBC가 포스코를 없어져야 할 기업으로 규정하였으므로 향후 회사가 지역사회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사업 및 검토중인 사업에 대해 전면 보류를 요청하고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포항MBC가 포스코로 인해 전국의 암 발생률 1위라고 칭하고 지역사회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였으므로 포스코가 지역사회를 위해 실시해 오던 봉사활동, 기부활동 등 일체의 사회공헌활동을 중단토록 할 것이며, 직원들의 중식, 간담회 등 지역사회 소비 활동을 전면 중단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포항MBC가 노동자의 고향, 포항을 사람 살지 못할 동네로 이간질 하였으므로 포항 인구 유입을 위해 본사에서 포항으로 이주한 직원과 타지역에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에 대한 주소지를 단계적으로 이전토록 해 인구 50만 이하의 포항시가 가져올 변화(공무원 감축, 남/북구 관공서 통폐합 등)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언론의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스코 노조는 “금번 포항MBC의 왜곡, 편파 보도에 대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노동자, 그리고 포항시민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며, “포항MBC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기를 거부한다면 시민들과 함께 지역에서 퇴출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포항시민들은 “포스코 노조가 보도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생각할 수 있고 그래서 방송사에 항의를 하거나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보도와 관계도 없는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나 검토 중인 사업을 전면 보류 요청한다거나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더구나 “포항제철소 직원이나 근로자, 노조 모두 포항시민인데 어떻게 이전 직원과 자녀들의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포항시 인구를 50만 이하로 만들어 그 변화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주겠다는 식의 말은 언론사에 대한 협박을 넘어 사실상 포항시민이나 포항시는 안중에도 없는 오만불손한 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포항시민 A씨는 "방송에 문제가 있으면 관련 규정이나 절차에 따른 항의를 하거나 아니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면 될텐데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거나 인구 50만 이하로 만들어 그 변화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노조는 선배.동료들의 직업병 발생피해 등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고 정확한 조사와 사측에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작업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MBC는 지난 10일 “포스코 직업병 피해의 심각성과 노동자 및 주민의 생명을 앗아간 환경피해에 대한 은폐 및 방임 정황을 심층 취재했다”며, ‘그 쇳물 쓰지 마라’는 50분 분량의 특집다큐를 방송한 바 있다.

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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