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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與 ‘사면 전 사과’ 주장에 격분..
정치

친이·친박, 與 ‘사면 전 사과’ 주장에 격분

뉴시스 기자 입력 2021/01/04 19:51 수정 2021.01.04 19:51
이재오 “전두환 때에도 사과 없었어…시중 잡범인가”
김기현 “장난감, 노리개 취급하는 건가…모욕적 발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띄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당사자 반성과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이 대표의 주장에 환영했던 친이(親李), 친박(親朴)계 정치인들은 4일 “시중 잡범들이나 하는 이야기”, “장난감 취급하나”, “극악무도한 짓”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의 제안에 여야 합의로 사면을 건의하자고 호응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의 반성문 제출요구는 이러한 국민통합과 정면 배치된다”며 비판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두환 시절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며 조건부 사면에 대해 “시중 잡범들에게나 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사자들은 2년, 3년에 걸쳐서 감옥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억울한 정치보복으로 잡혀갔는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며 “사면은 사면을 해 주는 사람의 의지와 사면을 받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 사면하는 사람이 칼자루를 잡았다고 ‘너 반성해라, 사과해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역대 어떤 정권도 그런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시절에 김대중 대통령 사면할 때도 그런 일은 없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사면을, 정치범들을 사면하는데 ‘너 반성하면 사면한다’ 이런 건 없었다”며 “군사정권 때는 그런 게 없었다”고 부연했다.
친이계 출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가 슬슬 발 빼고 해프닝처럼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는 이슈”라며 “이건 뭐 전직 대통령 두 분을 놓고 장난감 취급하는 건가.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한 말을 여당 대표가 1월1일 정초에 첫 발언으로 할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을 놓고서 이게 노리개처럼 취급한 거 아닌가”라며 “그분(이낙연 대표)이 말할 때 사과, 반성이라는 말도 안 했고 그런 거 전제하지 않고 그냥 사면 건의하겠다고 말했는데 사과, 반성이라는 것도 웃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정치 재판, 정치보복 재판”이라며 “이걸 가지고 사과를 하고 반성을 하라면 세상에 얼마나 모욕적인 발언인가”라고 꼬집었다. 
원조 친박으로 불렸던 이정현 전 무소속 의원도 “정권만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거듭 희생물로 삼는 정치 쇼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극한의 처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벼랑 끝에 몰린 지지율 반전을 위해 정치화하는 것은 극악무도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 이전에 인간성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사면이 필요할 때 뺏다 넣다 하는 이낙연 대표, 문재인 대통령 지갑 속의 카드로 보이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다. 역사를 정치 사기에 더 이상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박대출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하게 반성 조건을 내걸며 감옥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두 분에게 공을 떠넘기면서 비겁하고 잔인한 처사”라며 “들었다 놨다, 뭐하는 행태인가”라고 했다.
비박계이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주장했던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과 법률에 규정돼있지 않는 반성문 제출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역대 수많은 사면에서도 반성문 제출이 전제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반성문 제출 요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약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반성문 제출 요구는 국민통합과 정면 배치된다. 오히려 망신주기로 비춰져 국가분열만 더 부추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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