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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독이 되는 칭찬은 아껴라..
사회

독이 되는 칭찬은 아껴라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6/04 21:18 수정 2014.06.04 21:18
학부모님과 학생을 대상으로 상담할 때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라는 말이다. 이럴 때 아이를 쳐다보면 아이도 자주 듣는 말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상담할 때 부모님들께 이런 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머리가 좋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IQ인가? 아니면 말귀를 잘 알아듣는 눈치인가. 아이들은 대부분 머리가 좋다. 가능성은 무한대이고, 요즘 아이들은 똘똘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 아니던가.
이 말의 치명적인 문제는 아이들에게 머리가 좋다는 선천적인 능력에 대한 칭찬과 노력하지 않는다는 후천적인 문제를 동시에 집고 있다는 것이다. 선천적인 것에 대한 칭찬은 웬만하면 좀 아끼는 것이 좋다.‘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하면 잘 할 거다.’라는 기대는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아이들 생각에도 자신은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되니까. 하지만 실제는 조금만 노력해도 안 된다. 노력은 누가 봐도 인정할 정도로 많이 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능력에 대한 칭찬은 아이들을 노력에서 멀어지게 한다. 실제 IQ가 높은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학생 스스로 너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두 세 시간을 열심히 봐야 암기하는 내용을 한 시간 동안 여유 있게 보고도 더 잘 외운다.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친구들이 그렇다고 공부 성적이 1등은 아니었다. 그 위에 1등은 항상 노력을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하던 친구들이다. 남들보다 너 오래 앉아있고, 더 많이 보고, 더 깊게 공부한 친구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 아이들이 받는‘시험’이라는 것은 단순히 아이가 머리가 얼마나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수업 시간에 성실하게 들었고, 얼마나 책을 성실히 읽으려고 노력을 열심히 했는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머리가 좋은 것은 그냥 유리하다는 것뿐이지, 당연히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머리 믿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공부를 하지 않다가 더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이 머리가 좋다는 사실을 당연시하도록 만드는 칭찬은 그래서 조심스럽다.
<윤의정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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