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위, 그래핀 산업 지원 조례안 가결…본회의 ‘부결’
국힘 다선의원들·민주당 vs 국힘 초선의원들과 대결
“신산업·기업유치 못할 망정, 관련 조례 깨지 말아야”
지난달 30일 열린 포항시의회의 '포항시 그래핀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표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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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가 차세대 전략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같은 결과는 포항시의회 내 국민의힘 다선의원들과 초선의원들 간 갈등이 주 원인이어서 국힘이 지역 신 산업이나 기업유치 보다는 자신들의 계파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포항시의회 김민정 의원 외 11인이 공동발의하고 경제산업위원회에서 원안가결된 ‘그래핀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달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표결 끝에 부결됐다.
참석의원 32명 중 찬반이 각각 16명으로 동수였고 가부 동수일 경우 부결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자신이 찬성했던 안건을 본회의에서는 반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경제산업위 부위원장 김상일 의원(국힘)은 위원회 심의 당시 찬성 의사를 표명했으나, 본회의장에서는 “탄소소재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이는 전례가 없던 일로, 상임위 기능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같은 위원회 소속 이상범 의원(국힘)도 “해당 조례안이 특정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이에 대해 김민정 의원(국힘)은 “자문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백강훈 의원(국힘)과 김상민 의원(민주)은 “상임위에서 이미 검증된 안건을 위원이 본회의에서 반대하는 사례는 전무하다.”며 "제도의 근간이 흔들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조례는 포항이 보유한 그래핀 관련 기술과 연구 인프라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미래 신소재산업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들 중심의 반대 속에 민주당 및 국힘 다선 의원들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무산됐다. 시민사회와 산업계는 “국민의힘 계파 갈등이 지역 미래산업을 가로막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포항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래핀은 단순한 과학기술 이슈가 아니라 지역 경제와 일자리와 직결된 생존 전략”이라며, “국민의힘 계파간 갈등이 지역 신 산업의 미래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래핀은 전기·열 전도성이 뛰어나고 강도가 높아 반도체, 배터리, 항공우주, 의료기기 등 응용 분야가 무궁한 차세대 신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은 이미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과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이지만, 이번 관련 조례 부결로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경쟁 도시보다 뒤처질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다.
특히 “상임위에서 원안가결된 안건이 본회의에서 관련 의원 등의 반대로 부결된 사례는 전례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이번 포항시의회 조례 부결 사태는 단순한 안건 부결을 넘어, 지방의회의 절차적 정당성과 의회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