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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바깥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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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놀이터

윤선정 교수 기자 입력 2021/04/22 16:11 수정 2021.04.22 16:12

 

윤 선 정
선린보육교사 교육원 외래교수

 

 

놀이는 아이들이 세상을 탐구하는 자발적인 행위이자 삶 그 자체이며 즐거움이다. 인간은 놀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내보이기도 하고 놀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교육현장이나 가정에서 아이들 놀이 시 대부분은 실내 활동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계획된 시간과 환경에 맞추어진 수동적인 학습형태의 놀이 성격을 지니므로 아이들은 금방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실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놀이는 협소한 공간과 주로 고정된 놀잇감을 가지고 주변 세계를 탐색하는데 그친다. 
이에 비해 바깥놀이터 활동은 실내 활동과 달리 놀이라는 의미는 동일하지만 자연이라는 환경적 요소가 추가된 놀이형태이다. 


사방이 막힌 실내와는 달리 탁 트인 바깥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며 직접적으로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놀이의 기회이기도 하다.
 또 바깥놀이터에는 모래와 돌멩이, 나뭇가지 같은 비구조적인 놀잇감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바람과 햇빛 그리고 나무와 빈 공터 등 자연자체가 놀이가 된다. 
경사진 곳, 바위와 같은 지형은 자연적인 장애물로 아이들로 하여금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 맞서게 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성취감 또한 안겨준다. 
이러한 시각에서 바라볼 때 바깥놀이터는 신체활동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며 아이들 스스로 공간을 활용하여 창조성과 상상력을 지니도록 한다.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수단이며 즐거움과 생명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행위이다. 
바깥놀이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 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불안감보다는 기본적인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된 놀이터라면 적당한 위험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어력을 심어주고 위험노출에 대한 문제해결능력 또한 스스로 키워나갈 수 있는 자율성과 융통성을 함께 기를 수 있는 놀이 장소라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바깥놀이터 활동이 가지는 중요성과 의미를 살펴보면 바깥놀이터는 아이들을 자연으로 이끄는 공간이자 생명의 존재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생명의 공간이다. 
아이들은 바깥놀이터로 나오면서 가장 먼저 맑은 공기와 햇살 그리고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한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면 흙을 밟고 나무, 꽃 그리고 새와 같은 생명체를 접할 수 있기에 바깥놀이터는 자연의 생명이 깃들어 있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바깥놀이터에서 접하는 생명의 관계는 자연 뿐만 아니라 또래와 형과 동생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바깥놀이터는 아이들의 몸 감각과 운동성을 자연스럽게 표출시키는 공간이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창조의 공간이다. 


바깥놀이터의 넓은 공간에서 유아들은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고, 나무나 계단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놀이한다. 
이와 같이 몸을 움직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주변 세상을 탐색하고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형식적인 놀이 공간을 거부하고 주변 공간들을 자신들의 비형식적인 놀이 공간으로 만들면서 어른들이 만든 구조를 재구성하고 소꿉놀이나 역할놀이 등의 협동놀이를 통해 주어진 공간을 바꿔가며 놀이하기를 즐긴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작은 공간들은 놀이로 펼쳐지고 또 다른 놀이로 확장시키면서 장소와 관계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이루며 자신을 외부로 지향시키는 출발점을 구성하게 된다. 
또한 자연이 제공하는 놀이터와 놀잇감은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자신의 감정과 놀이 형태에 따라 변형 가능하고 아이들 개개인의 개성을 담고 있기에 시간이 지나도 늘 새롭게 느껴진다. 
어른들과는 다르게 몸으로 세상을 지각하는 아이들에게는 몸이 곧 세상을 이해하는 매개체가 된다. 
끝으로 바깥놀이터는 눈에 보이게 드러난 공간과 어른들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공간이 함께 공존한다.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비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내면의 목소리를 끄집어내고, 그들의 생활 세계를 반영한다. 
규칙이 많은 실내와 달리 특별한 제재가 없는 바깥놀이터에서 유아들은 교실에서 다 하지 못하였던 말을 이어서 하고,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생겨난 궁금증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쉼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평소에 친구나 선생님께 말하지 못하였던 마음 속 이야기도 들어 있다. 
평소 자신이 무서워하거나 좋아 하는 것 그리고 비밀로 간직하였던 것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던 것들이 언어 또는 행동으로 드러난다. 
또한 아이들은 평소 바깥놀이터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인상과 불편했던 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결과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면에서 선생님과의 권위와 부모에게 무조건 의지하는 나약함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여 아이들에게 자유와 독립심을 제공한다.
요즘같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이 더욱 강조되다보니 바깥놀이터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곳이 많다. 
바깥놀이터 보다는 실내 활동으로 대처 하는 경우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연을 보여주는 간접경험 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바깥놀이터활동을 통해 생명의 존재들이 조화롭게 공존함을 직접 느끼면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며 이는 또한 성장과 발달에 꼭 필요한 활동임을 잊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실천하는 지혜가 발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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