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출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년 정권재창출에 도움을 줄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뜻이나 여론에 따르지 않고 중진의원들 중심의 계파싸움으로 대표를 선택할 경우 국민은 또 다시 국민의힘을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인데, 국민의힘이 영남당으로 추락하느냐, 변화를 수용하고 전국당으로 변신하느냐가 이번 당 대표 선출의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당 대표 후보 8명 중 이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홍문표·조경태 의원이 본선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관위는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취재결과 이 전 최고위원이 종합 1위로 본경선에 올랐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에서는 2개의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과 근소한 차로 1, 2위를 다퉈 종합 순위에서는 나 전 의원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일반 투표(이준석 득표율 51%)에서는 나 전 의원(26%)을 압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본경선 진출은 예상된 결과였다.
이번 예비경선에서는 중진이 몇 명 살아남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진그룹에서 최소 2명은 살아남을 거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만이 컷오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고 나머지 네 자리는 중진들이 차지, 향후 본 경선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신진그룹 대표주자로 중진들과 대결하게 됐다.
중진 네 사람의 본선 진출에 의미를 둔다면 당 쇄신과 과거와의 결별이라는 ‘파격’보다는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대선 관리와 당 운영이라는 '안정'을 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중진의원은 “초선으로선 섭섭한 결과다. 이준석 외에 한 명이라도 더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특정인이 돼야 하는 문제라기보다는 변화하는 모습을 더 보여줘야 하는 데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이 일반 득표율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압도적인 표 차로 1위를 했다는 점에서 '파격'의 불씨는 살아있다는 분석에 더 힘이 쏠린다.
당원 득표율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나 전 의원에 뒤졌지만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해 보수 유권자들도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보수유권자들도 김웅, 김은혜 의원에게 줄 표를 이 전 최고위원에 몰아줘 본선에서 확실하게 이기게 하자는 전략투표를 했다는 얘기다.
최종 후보 5명은 서울시장이 주최하는 간담회를 시작으로 약 2주간 권역별 합동토론회, TV토론회 등 본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확인된 '이준석 돌풍'이 이어질지가 본 경선의 관전 포인트다.
본 경선 투표는 예비경선과 달리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진행돼 당원들의 비중이 더 큰 만큼 후보들은 당원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7일에는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했으며, 당원의 50% 이상이 포진하는 대구 경북지역에 상주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예비경선 결과를 통해 확인한 변화의 바람이 TK지역 당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출 후 3~4개월이 지나면 대권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며, 이렇게 되면 당은 대권후보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어서 이번 당 대표 선출은 내년 정권재창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