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의 대규모 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 공모사업의 포항 유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포항지역 실사 중에 지역에서는 이강덕 시장이 여성 시의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논란이 지속되면서 시민단체까지 시장의 폭언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규탄하는 성명서가 나오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와 국회의원 등 정계와 경제계도 유치에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장과 시의원간의 갈등은 지지자들의 갈등과 국회의원 배후설까지 등장하면서 내부분열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4, 25일 이틀간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후보지 모집 공모에 따른 현장조사가 포항시 흥해읍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에서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포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신약개발 연구 역량과 핵심 바이오 인프라를 바탕으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현장평가에서 유치 최적지임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육성․지원 기관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해 국비만 2천500억 원, 지자체 부담금까지 합쳐 총 사업비 3천350억 원에 달하는 한국형 랩센트럴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바이오산업 지원을 위한 탄탄한 인프라와 뛰어난 정주환경을 갖추고 있어 바이오 벤처 창업의 최적지이다”며,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산업의 육성과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K-바이오 랩허브는 포항에 유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현장평가는 K-바이오 랩허브 사업에 지원한 1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 자격요건 충족 여부와 현장 사실 확인을 위해 실시됐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위해 각 5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2개 평가 팀이 이틀간 방문해 평가를 실시했다.
이날 현장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신약 개발 연구 역량과 바이오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연구 인프라인 제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고해상도 극저온전자현미경 등을 활용할 수 있는 포항이 최적지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구축 예정지 인근 도보 3분 거리에 포항지식산업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가 위치해 랩허브와의 연계성, 경상북도 동부청사의 건립으로 행정적 지원의 용이성, 그리고 사업부지의 신청요건(3만㎡) 대비 65%나 더 넓은 부지(4만9천500㎡) 제공과 확장가능성 및 수용성 문제에 탁월한 입지환경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후보지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는 KTX역, 포항IC와 차량으로 10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파트 및 학교, 대형마트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경북도와 대구시가 상생을 위해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 대해 포항시에 힘을 실어주기로 합의하면서, 뛰어난 의료시설과 임상 능력을 갖추고 있는 대구시와의 협력 방안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유치를 준비 중이며, 바이오벤처 창업 활성화와 신약 개발 인프라를 확대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지난 23일 김민정 시의원이 시정질문 보충질의 중 “지난달 한 행사가 끝나고 길에서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이런 말을 하냐’고 수차례 폭언한 것이 기억나느냐?”라고 하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고 이 시장은 “위원장이라 안 불렀다고 항의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답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김 의원이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시정질문에서 해 시장과 시 위상을 추락시켰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배후에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 반면, 25일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포항시 이강덕 시장의 폭언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양측간 갈등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이런 실정이다보니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 시와 국회의원, 경제계 등 모든 시민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