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해토지구획 조합이 사업지구내 모래로 사업활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동해토지구획지구는 그동안 사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최근 송도와 도구 해수욕장 등의 연안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지구내 모래가 양질이어서 해수욕장 양빈(해수욕장에 모래를 채우는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판단 때문이다.
경북 포항시 남구의 동해토지구획정리지구에는 약 50만㎥가 넘는 양질의 모래가 묻혀있는 것이 확인됐다.
국내 해안공학과 모래 권위자인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안경모 교수는 “포항 곳곳에 육지모래가 산재해 있으며, 이를 활용해 해수욕장 양빈사업에 쓰면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구(舊) 중앙초와 북구청 터파기공사 당시 상당한 양의 모래가 발견돼 이를 송도해수욕장 양빈모래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논란도 많았다. 해수욕장으로 옮긴 모래가 바닷물과 섞이면서 뿌옇게 탁류가 발생하다보니 지역주민들과 여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모래가 자연스럽게 바다에 안착했고 뿌옇던 바다는 자연정화를 통해 깨끗해졌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육지모래의 경우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다보니 일부 흙과 섞여 탁류가 발생했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자연정화가 이뤄져 깨끗해진다. 쉽게 설명하자면 먼지가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며, “폭우나 태풍으로 육지 흙이 바다로 밀려들면 흙탕물로 변했다가 깨끗해지는 현상, 황토를 사용해 자연정화를 시킬 때 발생하는 탁류현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는 견해다.
포항은 예로부터 영일만과 인접해 곳곳에 섬이 산재해 있었다.
해도(海島), 송도(松島), 죽도(竹島) 등의 지명을 보더라도 포항에 얼마나 많은 섬들과 관련지역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섬들은 형산강에서 강물에 의해 하류로 내려와 쌓인 모래들이 퇴적하여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건축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당시에는 모래를 걷어내지도 않고 바로 그 위에 건물을 지은 곳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모래가 속된말로 돈이 되는 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 이같은 모래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동해토지구획정리지구로 그 양만해도 약 50만㎥가 넘는 상당한 양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동해지구 조합측은 최근 임시총회를 통해 이곳에 묻혀있는 모래를 판매해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기관에 의뢰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동해지구내 모래 입자는 약 0.3mm로 포항지역 대부분의 양빈용 모래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안 교수는 “동해구역정리지구 모래는 입자가 너무 고와 건축용으로는 적합하진 않을지 몰라도 바다에 모래를 채우는 양빈사업에는 그 어떤 모래보다 품질이 뛰어나고 빛깔도 좋다. 이곳의 모래가 양빈에 사용될 경우 육지모래를 양빈에 사용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것” 이라며 ”학계와 관계기관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모든 곳에서 모래가 부족해 바닷모래를 채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육지모래 분포지도를 만들어 양빈작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