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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 자원봉사자에 3억 배상금 구상 청구…누굴 믿고 봉사..
경북

포항 자원봉사자에 3억 배상금 구상 청구…누굴 믿고 봉사할까요 시장님 억울합니다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1/07/15 18:30 수정 2021.07.15 19:27
2016년 제트스키대회, 자원봉사자 구조선과 제트스키 충돌사고
시 요청으로 대회 안전활동 중 시작 알려주지 않아 사고 ‘허탈’

포항시의 요청으로 시민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가, 시로부터 수억원의 배상금 구상권 소송을 당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시 후원행사에 시 산하 구조지원단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게 됐고 주최측이 대회 시작을 알려주지 않아 피하는 과정에서 충돌사고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수년간 민사소송에 휘말린 것은 물론, 결국 수억원을 포항시에 물어주기까지 해야 할 실정이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해당 공무원들은 처음에는 보험에 들어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까지 했다가 보험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시에서 배상하면서 자신들은 법적인 절차에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수년째 나몰라라 하고 있어 이런 실정이라면 앞으로 어느 시민이 포항시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보수 자원봉사활동 단체인 포항시 해난사고구조지원단 부단장을 맡고 있는 김모씨(현 60세, 사고당시 55세)


직장인이고 여러 자원봉사활동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있는 포항시민으로서, 해난사고구조지원단 활동을 열심히 수행한 공적을 인정받아 2015년에는 시민의날에 포항시장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항상 봉사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직장인이지만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난사고구조지원단, 시민경찰, 지역자율방범대, 지체장애우 목욕봉사 등 직장과 사회에서 할수 있는 봉사활동을 솔선수범 했으며 1,000시간 이상 봉사활동 인증패도 받았다.


그러나 이같이 좋은 일을 하고도 2016년 봉사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로 민.형사상의 법정소송에 5년 넘게 휘말리다보니, 김씨는 그동안 정신적, 경제적 심한 고통으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생긴 상태이다.


사고가 발생한 2016년 7월 30일(토)에도 김씨는 회사에서 오전 당직근무를 마치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로부터 요청받은 불꽃축제 제트스키대회 안전활동 지원이 즉시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점심도 거른 채 오후 2시경에 바로 영일대해수욕장으로 달려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날씨를 견뎌내며 물한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해상에서 구조선을 타고 안전활동에 매진했다.


당시 행사는 포항시 불꽃축제의 일환으로 처음 실시된 “2016 포항 전국 제트스키 챔피언쉽” 경기로 30, 31일 이틀간 영일대 일원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시가 포항시 제트스키연합회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안전관리를 포함한 일체의 계획을 포항시와 포항시 제트스키연합회가 같이 수립 및 검토하고 확정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경기장 안전관리를 위하여 주관부서인 포항시 해양산업과는 포항시 재난네트워크에 정식 등록되어 있는 포항시 해난사고구조지원단(자원봉사자 모임)의 참여를 공문을 통해 포항시 안전과에 요청했으며, 안전과는 해난사고구조지원단 단장에게 공문을 보여주며 이 사실을 통보하고 해난사고구조지원단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


이로인해 해난사고구조지원단 단장에게서 연락을 받은 김씨를 포함한 10여명의 자원봉사 단원들이 제트스키 경기대회 안전관리에 투입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장소는 영일대 해수욕장과 누각 사이로 해상공간이 협소하고 수상경기 특성상 물리적인 차단장치인 바리케이트 등을 설치하지 못하고 물위에 경기장용 부이 등을 설치해 놓음에 따라 제트스키 경기 내용과 경기장 특성을 모르는 일반 해상레저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접근이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사고발생 당일도 피서철 절정시기라서 불빛축제 및 하절기 해수욕객 등으로 영일대해수욕장 해변과 수면에는 많은 인파와 레저기구(제트보트 및 제트스키)들이 혼재되어 있었으며, 주변이 매우 혼잡한 상태로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트스키 경기장과 바로 인접한 수상에는 당일 야간 불빛축제를 위해 대형 바지선(5척)이 정박하고 있었으며, 바지선 안착을 위해 다량의 닻줄이 바지선과 해저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경기장에 잘못 진입한 고속의 해상 레저기구들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닻줄 연결선에 충돌되어 전복되는 대형 안전사고의 잠재위험에 대해 중점 안전관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잠재위험성은 포항시와 대회협회인 포항시 제트스키연합회가 포항해경과 사전 안전관련 회의를 한 자료에도 언급되어 있고 해경에서 이 부분을 염려하여 지적한 부분도 회의록에 표기되어 있다는 것.


그러나 이런 위험구역을 사용하면서도 포항시 주관부서는 공유수면 사용허가도 받지 않았으며, 허가를 받지 않은 사유는 포항시가 신청하고 포항시가 허가해야 하는 사안이라서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건 명백한 불법이라고 김씨는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레저기구들이 고속으로 경기장내로 진입하는 사례가 몇차례 발생되어 이 레저기구들을 바지선 부대장치와 충돌하지 않고 경기장 밖의 안전구역으로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구조선도 몇차례 경기장내로 진입하여 안전활동을 실시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대회 관계자들도 구조선 보트가 그렇게 해야만 안전활동이 가능하단 걸 인지하고 있었기에 구조선이 안전활동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제지를 하거나 통보받은 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같은 경우는 경기를 하지 않을 때 상황이며, 경기가 속개될 때에는 대회본부에서 경기 출발전에 대형 스피커로 해상에까지 선명하게 들리도록 안내방송과 함께 약 10여분 정도 선수소개를 한 명씩 다 하고 출발을 했고 그러한 사전 퍼포먼스 신호를 해상 구조선에 위치한 김씨와 동료들은 이를 듣고 경기장내에서 안전활동을 하다가도 경기장 밖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충분해 경기 중에는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는 등 이러한 행동을 몇차례나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안전활동을 열심히 계속하고 있는 중에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제트스키 경기 순서가 됐는데, 경기시작 시간에 임박해 시장과 국회의원 등이 옴에 따라 대회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VIP 영접에 정신을 쏟다보니 다른 경기 시작 전에 했던 일련의 절차(출발전 대형 스피커를 통한 안내방송과 선수소개)를 하지 않은 채 경기 시작을 알렸고 이 신호에 맞춰 선수들이 출발함에 따라 경기장 내에서 안전활동을 하던 구조선이 경기장 밖으로 미처 나가지 못하고 고속으로 질주중인 제트스키 선수와 충돌하게 됐다는 것이다.


해상에 구조선을 타고 있던 김씨로서는 경기 시작여부를 알길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대회 관계자와 연락되는 무전기를 대회 주최측에서 지급하지 않아 연락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는 것.


이러한 사실은 법정서류에 첨부된 본인들의 진술조서에도 명백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당시 해변에 설치되어 해상이 한 눈에 보이는 경기 콘트롤타워에 4명 정도가 정원인데, 시장을 비롯한 VIP들과 같이 동행한 수행원들과 대회 관계자까지 포함해 10명 정도가 콘트롤타워에 올라가 있어 대회장 및 심판장이 해상 상황을 살펴볼 겨를도 여유도 없어 이러한 요인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진술도 돼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다 보니 해상에 있던 구조선에서는 아무 신호 없이 갑자기 경기가 시작되어 고속의 제트스키들이 구조선쪽으로 순식간에 근접해 와 사력을 다해 피해 3대의 제트스키는 무사히 통과하고 네번째의 제트스키와 충돌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대회 집행부쪽에서는 사고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경기를 진행시켜 선수가 위험에 노출 및 구조선과의 2차 사고 위험도 있었던 것이어서 이는 대회 운영이 부족했다는 사실이라는 것.


물론 이러한 충돌 충격으로 김씨도 구조선 보트내에서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한달여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제트스키 선수가 많이 다침에 따라 자신은 차마 아프다는 얘기도 못하고 해경과 검찰로 불려 다녀야 했다는 설명이다.  김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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