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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백약이 무효…윤석열 vs 이준석..
정치

백약이 무효…윤석열 vs 이준석

뉴시스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1/06 18:24 수정 2022.01.06 18:25
선대위 쇄신 하룻만에 ‘내홍’
전략기획부총장 인선 ‘충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대위 쇄신을 선언한 지 하룻만에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악화일로 치달으면서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정치적 '홀로 서기'를 외친 지 24시간만에 '이준석 리스크'에 부딪혀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최근 지지율 급락해 위기를 맞은 윤 후보가 상황 노릇을 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배제한 선대위 쇄신을 단행해 국면 전환을 노렸으나 이 대표가 당직 인선에 제동을 걸면서 재충돌했다. 당내 분란도 지지율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만큼 윤 후보의 위기 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태클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 대표가 당직 인선을 반대하자 이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행사해 인선을 강행했다. 그러자 원내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사퇴결의안까지 꺼내들었다.

선대위 해체 후 '윤석열 선대본부' 출범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당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권영세 사무총장,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 상정을 거부했다.

이에 윤 후보는 두사람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려 했고, 이에 이 대표는 권영세 총장 임명안에 대해서만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결국 최고위 후 의총에 참석했다 당사로 돌아와 당무우선권을 행사하며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윤 후보와 이 대표간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이 대표가 전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통해 '연습문제'라는 이름으로 윤 후보에 3가지 제안을(강북지역 지하철 출근길 인사,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 체험, 젠더 게임 특위 설치)을 했는데, 이날 오전 윤 후보가 여의도 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이 대표가 전날 3가지 제안을 '연습 문제'라고 표현해 서 사실상 이 대표의 요구조건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관심없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윤 후보 일정)연락 받은 것도 없고 (연습문제를 푼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관심없다"고 했다.

이후 열린 의총에도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후 윤 후보와 만남을 피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직접 연락을 취해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태경 의원도 이 대표의 이날 반응에 대해 "이 대표가 후보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거다. 함께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건데, 그 답변이 정식으로 안간거라고 봐야한다"라고 했다.

윤 후보가 화해의 제스처를 내보였지만 이 대표가 이를 평가절하한데 이어 결국 이후 최고위에서 두 사람은 결국 인사권 문제로 결국 충돌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급기야 이 대표에 대한 '사퇴 결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당 대표가 변화는 모습을 아직 볼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때가 됐다"라며 '이준석 사퇴 결의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당대표 사퇴결의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오후 이준석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해 의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도 참석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추경호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 사퇴결의안을 제안했고, 몇 의원들은 환영의 뜻으로 박수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자신이 원내지도부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가 없다"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한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사퇴결의안을 두고 10명 이상이 찬반 토론을 이어갔지만 오후 1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2시 다시 의총을 재개할 계획이며, 이준석 대표에게 의총 참석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표는 당연히 (의총에) 참석할 의무가 있고 대표가 많은 의원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답변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어떤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의원님들이 각자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며 "그 다음에 대표의 의견을 듣고 어떻게 답변하는지를 경청하고 최종적으로 의견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후 의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총을 언론에 공개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의총을 공개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의총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결의안에 찬성 의견을 밝히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호 의원은 무기명 투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의원과 박수영 의원 등은 이 대표 사퇴안을 찬성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흠 의원은 이 대표가 지하철 출근 인사를 '연습문제'라고 한 것에 대해 "오만방자하다"고 말했다. 또 "후보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데 (인사)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이코패스, 양아친데 우리 당안에도 사이코패스, 양아치가 있다"며 "당대표가 도운 게 뭐가 있느냐"고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송석준, 김정재, 이종배 의원도 이 대표 사퇴결의안에 찬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 사퇴안을 반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들과 전통적 지지층이 이 대표에게 불만이 있다는 건 안다"면서도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오늘 의총에서 이 대표의 사퇴가 결의되면 이번 대선은 세대결합이 아닌 세대냉전으로 간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또 윤영석, 최형두, 성일종 의원은 신중하게 가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수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이 대표 사퇴안에 대한 이야기부터 의총에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의견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당대표를 끌어내리는 유일한 수단으로 당원소환제가 있지만 책임당원의 5분의 1이상, 시도별 책임당원의 10분의 1이상의 서명을 받아야하는 청구 요건이 있다. 따라서 이날 의원들의 의결은 실질적 수단이라기보다는 당대표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용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앞서 후보와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에 불만을 가지며 선대위직을 내려놓고 연일 비판했고, 이에 윤석열 후보는 이 대표를 '평론가'에 빗대며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이 사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후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로 이 대표의 우군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사라지자 당내 초선과 중진 의원들이 이 대표 사표를 더 압박하고 나섰다.

의원들은 지난 4~5일에도 각각 선수별로 모임을 갖고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당내 여러 갈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대부분 이 대표를 당내 갈등의 주 원인으로 지목하고 사퇴요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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