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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칠곡할매글꼴’ 성인문해 선생님 감동 사연..
사회

‘칠곡할매글꼴’ 성인문해 선생님 감동 사연

강명환 기자 gang3533@hanmail.net 입력 2023/05/14 17:02 수정 2023.05.14 17:02
23개 마을 200여명 할매들
찾아가는 늘배움학교 운영
한글공부…며느리·딸 역할

칠곡군은 2006년부터‘찾아가는 늘배움학교’를 운영해 지금은 23개 마을에 200명이 넘는 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성인문해 선생님들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칠곡군이 운영하는 평생학습대학에서‘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성인문해 양성과정’을 전공한 40대 여성으로 평균연령 85세의 칠곡할매글꼴 주인공을 가르친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선생님이다.
이들은 할머니들이 사는 마을회관으로 찾아가 한글을 가르치며 말동무가 되고 때론 대도시에 있는 며느리와 딸의 역할을 대신한다.
3월에서 12월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마을회관을 찾아 선생님과 말동무등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선생님들은 숙제를 내고 매년 10월이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예회를 열어 할머니들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연하장 글씨체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칠곡할매글꼴과 잔잔한 감동을 일깨운 시 쓰는 할머니들을 배출하는 데 일조했다.
선생님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정들었던 할머니가 건강이 좋지 못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세상을 떠나 빈자리가 생길 때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들의 모임에서 회장을 맡은 장혜원 씨에게 할머니들이 마련한 카네이션과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왜관8리 달오학당 조임선 할머니는“기억력이 나쁘고 변덕이 심한 할매들의 선생이 되려면 오장육부가 다 녹아내려야 한다. 멀리 있는 자식보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선생님이 더 좋다”고 선생님들의 감사함을 전했다.
조준달 성인문해 선생은“선생님들은 할머니를 가르치는 것이 보람 있고 행복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고 있다”며“할머니들의 마지막 항해를 밝게 비추는 등대가 된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강명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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