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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영덕 영해면 소재지, 물바다 될 수 있다”..
경북

“영덕 영해면 소재지, 물바다 될 수 있다”

손기섭 기자 gbnews8082@naver.com 입력 2024/05/08 18:12 수정 2024.05.08 18:29
- 괴시리·벌영지구 풍수해 정비사업 문제 제기
- 주민들, 공기 지연으로 올해도 불안한 우수기 보내야
- 송천에 녹슨 대형 폐배수관, 철근, 콘크리트 등 공사폐기물 방치
- 들녘 지하 배수로 맨홀 무설치… 토사로 막히면 역류피해 우려

사진설명 : 지난 2018년 태풍 콩레이로 침수된 영덕군 강구시장

 


영덕 송천변인 괴시리와 벌영지구의 풍수해 정비사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덕군이 국비 등 공사비 수백억 원을 들여 수년째 추진하고 있지만, 공기가 지연돼 올해도 주민들은 우수기를 불안하게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들녘 배수로는 상당수가 양 사면보다 크게 낮아 조금만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려 막힐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는데다 지하 배수로는 아예 맨홀(집수정)을 설치하지 않아 토사로 막힐 경우 보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역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해면 소재지가 물바다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 영덕군은 지난 2021년부터 태풍 ‘콩레이’(2018년) 피해지역인 ‘괴시·벌영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송천변의 저지대로 태풍과 장마 등 우수기에 자주 풍수해를 겪는 곳이어서 영덕군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국비 등 총사업비 386억 원을 마련해 추진 중이지만, 지난 5월 7일 현재 공정율은 59.6%에 불과하다.
사업의 공정이 절반 조금 넘었다는 의미인데, 공사기간 마지막 해인 4년차이고 당초 올 3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사업이 크게 지연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영덕군은 사업기간을 올 11월 말까지로 연장했지만, 이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주민들은 올해도 우수기를 불안하게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공사내용”이라는 게, 주민들의 불만 목소리다.
송천의 경우 강 안쪽 보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녹슨 대형 폐배수관들과 철근, 콘크리트 조각들이 방치된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들녘에는 기존 배수로 5.81km를 정비하겠다고 수년째 곳곳에서 땅과 농지를 파헤치고 배수관들을 설치 중인데, 어떤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하고는 관급자재를 제대로 수급하지 못해 수개월동안 땅만 파헤쳐 놓고는 최근에야 자재가 도착해 공사를 재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설치한 배수로(플륨관)는 양쪽 사면보다 크게 낮아 조금만 비가 오면 토사가 쓸려내려와 배수로를 막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럴거면 아예 박스관으로 지하화해야 하지 않는냐는 지적이다.
더구나 상당수 박스관으로 지하화한 곳들은 맨홀(집수정)이 없어 토사로 막힐 경우 보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역류피해로 영해면 소재지가 물바다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설계부터 문제가 있는 상황이어서 감리는 무엇을 했고 영덕군은 무얼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주민과 국민들의 세금 수백억 원을 들여 수년째 하는 공사가 이런 것이냐”며, 주민들은 “자칫하면 정비사업으로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공기지연은 보상과 수용문제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지하 배수관로의 집수정은 추가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설계업체 관계자는 “일부 설계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집수정 설치가 누락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김광열 영덕군수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난재해예방 인프라 구축’을 올해 5대 군정 목표로 밝혔으며, 영덕은 지난 2018년 태풍 콩레이, 2019년 태풍 미탁, 2020년 태풍 마이삭, 하이선으로 인한 큰 피해로 3년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손기섭.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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