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5월 초 대형 연휴 기간 '골든위크'가 끝난 후 '퇴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급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만두고 싶어도 퇴직할 수 없는 직장인들이 퇴직 대행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아사히신문은 도쿄(東京)도의 한 웹 관련 회사에서 일하던 남성(22)이 퇴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편, 이 남성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4월 갓 입사한 신입이다. 3개 기업의 오퍼를 받았으나 웹 마케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현재 회사로 입사했다. 사람들 앞에서 발언하는 게 서툴다는 자신의 단점을 입사 전 회사에 거듭 전달했다.
하지만 그가 배치된 부서는 그가 '배치를 피해달라'고 말한 영업직이었다.
이에 그는 퇴사하겠다고 지난달 10일 회사 측에 밝혔으나 "그만 둘 타이밍은 아니다"는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만 받았다. 퇴직 거절 답변을 받은 셈이다.
이대로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다고 결심한 그는 같은 주의 주말 퇴직 대행 서비스 오이토마(OITOMA)에 연락했다. 다음 주 월요일 아침 그는 퇴직이 정해졌다는 오이토마의 보고를 받았다. 총 2만4000엔(약 21만 원)이 들었으나 그는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오이토마에는 지난 4월에만 631건의 퇴직 대행 의뢰가 있었다. 특히 100건 이상이 신입사원이었다.이들은 "퇴직 의향을 전달했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로 배정됐다. 이 이유로 그만두게 해 주지 않는다",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를 시사했다"는 등 상담했다.
일본은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대형 연휴 기간인 골든위크를 즐겼다. 골든위크가 끝난 7일부터 퇴직대행 서비스 이용이 급증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퇴직 대행 기업 '모무리'는 지난 4월에만 약 1400명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골든위크가 끝난 지난 7일부터 8일 오후 1시까지는 240건 이상 퇴직 대행을 원하는 상담이 급증했다.
모무리 담당자는 이들 가운데 입사 전 들었던 급료와 대우가 실제와 달라서, 상사의 성희롱과 파워하라(권력을 이용한 괴롭힘) 등 퇴직 이유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스트레스와 피로로 몸의 컨디션이 나빠졌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모무리의 다니모토 신지(谷本慎二) 사장은 "노무 환경이 적정한 회사라면 상사에게 (퇴사 의사를) 전달하고 나서 퇴직이 확정되는 게 상식"이지만 "상사로부터 파워하라를 받고 있는 경우에 상사에게 상담하는 것은 꽤 어렵다. 그럴 때 우리 회사에 연락을 주면, 우리가 연락을 하는 형태다"고 설명했다. 상담하는 이용객 중 정신적인 부담을 이유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