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훈련서 고함치고 웃어도 봤지만… 알제리 충격에 침통
▲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서 회복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운영자
알제리전 패배의 충격은 컸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서 전날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뒤로 하고 회복훈련을 가졌다.
왼 발목이 불편한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그라운드 외곽에서 러닝으로 몸을 푼 것을 제외하면 남은 22명 전원이 훈련에 참가했다.
이중 1~2차전에서 선발로 나온 손흥민(레버쿠젠), 윤석영(QPR),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성룡(수원), 구자철(마인츠), 이청용(볼턴),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박주영(아스날),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이용(울산)까지 11명이 회복 조에서 몸을 풀었다.
이들은 이케다 세이고 체력담당 코치의 지도하에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뜨겁게 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패스 연습과 슈팅 연습에 집중했다. 몇몇 선수들이 밝은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고함도 지르고, 웃어 봤지만 전날 패배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대표팀은 전날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2-4로 완패했다.
1무1패(승점 1)로 H조 최하위가 된 한국은 조별리그 통과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날 훈련을 마치고, 선수단은 둥글게 한 자리에 모였다. 맏형 곽태휘(알 힐랄)가 입을 열었고, 선수들은 집중했다.
곽태휘는“아직 남은 경기가 있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계시니까 결과를 원하지 말고, 우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어“솔직히 상황이 상황이다. 밖에서 보는 것도 그렇지만 기분이 안 좋다. 모든 부분이 그렇다”면서도“우리가 할 일이 있고, 남은 경기가 있다”고 했다.
훈련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레버쿠젠)은“분위기를 하루 만에 확 변화시킬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원하지 않았던 결과로 인해 많이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박주영(아스날)은 묵묵부답으로 믹스트존을 통과했고,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죄송하다”는 짧은 말 외에는 아꼈다.
알제리전 패배는 홍 감독 체제의 A매치에서 최다실점 패배이다. 앞서 올해 1월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0-4로 졌고, 지난 10일 마이애미에서 가나에 0-4로 졌다. 이번이 3번째 4실점 경기.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플레이, 창의적인 움직임을 가진 알제리 선수들을 막기에 한국의 수비진은 너무 허약했고, 집중력 저하까지 찾아왔다.‘유리 방패’처럼 약했다.
비공개 훈련으로 많은 부분을 숨겼지만 정작 꺼내놓은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 홍 감독은 러시아와의 1차전,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냈다.
이에 반해 알제리는 러시아전과 달리 선발 라인업에서 무려 5명이나 변화를 주며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