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으로 57명 사망… 이란도 무인기 띄워
▲ 모술 장악 자축하는 이라크 수니파 반군. © 운영자
시리아 군용기들이 이번 주 국경을 넘어 이라크 도시들을 공습했다는 보도는 이라크 내전이 이웃국가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니파 반군이 석유 시설을 포함해 빠른 속도로 점령지를 넓혀 가자 같은 시아파 정권인 시리아가 이라크 정부를 돕기 위해 폭격에 나선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이라크 안바르주(州)에서 24일 감행된 시리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57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또 다른 120명이 부상했다고 지역 관리들이 말했다.
안바르주는 현재 수니파 무장세력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순수한 이슬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다. 시리아가 이라크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이라크는 물론 시리아에서도 사회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바 카르쿠트 안바르주 의회 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습은 루트바와 알 왈리드 그리고 알 카임에서 시장과 주유소들을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정권이 (이라크)안바르주에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야만적인 공격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카르쿠트는 또 폭격기에 시리아 국기가 형상화돼 있었다며 이들 군용기는 시리아의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라크군 대변인인 카심 아타 소장은 시리아 군용기들이 국경 지역의 이라크 도시에서 공습을 벌였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아타 소장은 "우리는 영공을 통제하고 있다"며 "외국 군용기나 비행기가 시리아 상공을 침입했다는 기록이나 정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이라크 주재 유엔 특사는 25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도시들을 공격한 군용기들이 이라크군 소속 외에 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이라크의 시아파 정권을 돕기 위해 비밀리에 무인기와 군 보급품들을 이라크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뉴욕 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 이란 당국이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 공군기지에 통제센터를 구축하고 이란이 자체 제작한 정찰용 무인기를 이라크 상공에 띄웠다고 전했다.
이란은 또 수송기를 통해 이라크군에 군 보급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에 정보부 부대를 배치했으며 이라크군 지휘관들에게 조언하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Quds)' 장교들을 현지로 보냈다.
이란은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라크 국경 지역에 10개 사단과 쿠드스 병력을 배치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는 "바그다드가 함락 위기에 빠지거나 사마라와 같은 시아파 성지가 점령되면 이란이 깊숙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25일 이라크에 어떤 이란 장교도 파견하지 않았다며 외신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지에 아프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주이라크 이란 대사가 강조했듯이 현재 이라크에 이란 장교는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은 수니파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혼란에 빠진 이라크를 수습하기 위해 군사고문단을 현지에 파견했으며 이라크에 대한 정찰을 강화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라크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또 다른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변 국가들이 이라크에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