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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여름밤의 트럼펫..
사회

여름밤의 트럼펫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6/26 21:17 수정 2014.06.26 21:17
설택길/시인

보시게 친구
 
나는 아직
 
여름밤에 익어가던 풀 내음과
청순한 밤향기 다붓다붓 어우러져
 
밤하늘을 은은하게 날아다니던
 
자네의 트럼펫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네
 
그 소리에 흠뻑 취한 수많은 별은
 
영롱한 빛으로 여름밤을 밝혀주며
 
쏟아지듯 우리 곁으로 내려왔었지
 
내려온 별빛은 흐르는 시냇물에 소복소복 모여 앉아
리듬에 춤을 추듯 반짝거렸지
 
강을 건너 산을 넘어
 
하늘 지나 별까지
 
언덕 위에 풀잎들도 강바람에 하늘거리며
 
어린 날의 여름밤 우리 가슴에
한아름 가득 꿈을 담아 주었지
 
 
 
우리는
 
살결에 느껴지는 별들의 숨결 속에
 
그대로 영원히 머무를 것 같았는데
 
아시는가
 
오늘처럼 밤바람이 부는 날이면
 
아직도 내 마음 어느새 별을 향에 날고 있다는 것을
 
지금은 비록
 
흔적 없이 사라진 어린 날의 우리 자리
 
내 가슴에 그 자리는 아직도 그대로
 
꾸밈없이 아무렇게 풀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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