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엔군 참전의 날’과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비문에 새겨진 이 짧고도 무거운 문장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진짜 무게와 감사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 전쟁의 참화가 들이닥쳤을 때, 전 세계 22개국에서 온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은 지도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낯선 이국땅이었다. 195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은 오직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기꺼이 짐을 쌌다. 고향의 부모와 연인을 뒤로한 채 포화 속으로 뛰어든 그들은 혹독한 추위와 더위 속에서 피를 흘렸고, 그중 4만여 명은 끝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알지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대가 없이 바쳐진 그들의 청춘과 조건 없는 인류애가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원조 수혜국에서, 세계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참전용사들이 이름 모를 산야에 흘린 피와 땀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그들이 지켜낸 자유의 씨앗은 가장 찬란한 유산으로 결실을 보았다. 우리가 오늘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의 평화와 풍요는 그들이 기꺼이 내어준 청춘의 대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월이 흘러 당시 청년이었던 참전용사들은 백발의 노병이 되어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역사의 목격자들이 사라져가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최소한의 도리는 ‘영원한 기억’이다. 다가오는 유엔군 참전의 날에는 전쟁기념관의 비문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보자. 한 번도 본 적 없던 우리를 위해 기꺼이 달려와 준 22개국 영웅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하며, 그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를 더욱 굳건히 이어나갈 것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