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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韓 정가, 그레고리안 찬트 만난다..
사회

韓 정가, 그레고리안 찬트 만난다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4/12 14:39 수정 2016.04.12 14:39
 

 

현전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랜 성악 장르인 '정가'와 기록상 가장 오래된 노래 음악으로 알려진 '그레고리안 찬트'가 서로 어우러지는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15일 오후 8시 서초동 풍류사랑방 '금요공감' 무대에 가객 정마리가 꾸미는 '정마리의 옛노래' 공연을 연다.

전통 성악 중 하나인 '가곡'을 바탕으로 로마 가톨릭 미사 형식에 쓰이는 무반주 음악인 그레고리안 찬트의 대표곡 '스타바트 마테르'를 선보인다. 두 대의 거문고 반주로 전통 가곡 '삭대엽(數大葉)'도 올린다.

정마리는 국악계에서 유일하게 정가와 그레고리안 찬트의 음악적 실험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주인공이다. 두 장르간의 공통된 음악적 특성에 매료, 10여년 전부터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전통가곡연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정가의 맥을 이으면서도 폴리포니 합창단, 스콜라 그레고리아 드 서울 단원을 지냈다. 가야금, 거문고, 하프시코드, 켈틱 하프 등 동서양 고악기와의 앙상블을 통해서 국악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주는 '스타바트 마테르'는 '슬픔으로 서 계신 성모'라는 뜻의 노래다. 십자가에 희생된 예수 곁에 선 성모 마리아에 대한 20절로 된 노래다.

국립국악원은 "아들을 잃은 성모 마리아의 슬픔과 고통이 느껴지는 이번 작품은 수많은 클래식 음악가를 통해 재해석되고 연주됐지만 국악적으로 재해석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정인과의 이별과 사랑을 노래한 '정가'의 창법을 통해 정마리는 원곡이 지닌 슬픔과 고통의 정서와 희생을 통한 위대한 사랑을 전한다.

또 이수진과 손채영 두 명의 거문고 연주자와 함께 선보이는 삭대엽에서는 계면조 특유의 화려함과 구성진 정가 본연의 멋을 선보인다.

무대를 꾸미는 설치미술도 또 다른 볼거리다. 설치미술가 정구종은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눈물로 형상화해 무대 위 304개의 등불 형태의 설치물을 배치한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정마리의 음악을 듣고 새롭게 창작한 정 작가의 설치미술은 이번 공연을 시각적으로 함축시킨 상징물이기도 하다"고 알렸다.

정마리의 이러한 실험적인 음악 활동은 하반기 음반작업으로 이어진다. 가을에 성공회성당에서 또 다른 공연을 선보인다.

'금요공감'은 매주 국악을 중심으로 타 예술장르와의 실험적인 공연을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또는 전화(02-580-3300)로 할 수 있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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