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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무뚝뚝하고 심술궂은 아이였던 푸틴의 꿈 '뉴차르'..
사회

무뚝뚝하고 심술궂은 아이였던 푸틴의 꿈 '뉴차르'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8/24 16:53 수정 2016.08.24 16:53
▲     © 운영자



 소년 푸틴의 꿈은 선장이었다. 하지만 영화 '방패와 칼'을 본후 선장을 포기하고 스파이가 되기로 했다. 그는 그때 생각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가장 멋있게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 한 사람의 힘으로 군대 전체가 나서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내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첩보요원 한 명이 수천 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당시 그는 KGB가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지만 실제로 겁도 없이 집에서 멀지 않은 리테이니 프로스펙트에 있는 레닌그라드 KGB 본부로 찾아갔다. 담당 장교를 만났지만 KGB는 자원한다고 받아들여 주는 곳이 아니라고했다. 군에서 근무하거나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 가운데서 적임자를 골라서 받아들인다는 것이었다. 애가 탄 푸틴은 어떤 과목을 전공해야 KGB에 들어올 수 있는지 물었다. 장교는 귀찮은 나머지 법대가 좋을 것이라고 해 주었고, 그 말이 아이의 장래를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푸틴은 부모의 희망과 달리 법대에 진학했다.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낸 스티븐 리 마이어스가 펴낸 푸틴의 통렬한 평전 '뉴차르'가 국내에 출간됐다. 저자는 2002년부터 7년 넘게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푸틴 재임시절 일어난 큰 사건들을 현장 취재했다.
 책은 무명의 비주류였던 푸틴이 어떻게 해서 현대 세계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가운데 한명으로 부상하게 되었는지 설명해 준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권력 장악과정을 가장 소상히 밝힌 책"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러시아의 혼란은 푸틴으로 말미암아 더 커지고 있으며, 조만간 그 혼란이 겉으로 분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푸틴은 무엇보다도 러시아를 구원할 유일한 지도자이고, 러시아 사회에 안정과 질서를 찾아주고, 길거리의 혼돈을 종식시킨 지도자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 그가 그리는 러시아의 미래는 강대국 소련과 옛 러시아를 합친 대(大)러시아 구상이다. 도덕적으로 타락한 서방세계를 구원할 '제3의 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각이다.
 책은 러시아가 공산체제 후반과 공산체제 종식 이후 이룬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까지 차르 시절 같은 통치구조에 머물러 있는지에 대해 많은 답을 들려준다. 권력 장악 과정과 국제적인 세력판도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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