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건재약방 천장마다 황지봉투 속에 매달린 감초여 어느 약탕관, 약봉다리 속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감초여 오만한 노란색의 얼굴로 건방지게 들어 있는 감초 토막이여 단맛 하나로 오직 달콤한 맛 한가지로 이 세상 온갖 인간들의 병치레에 군림만 하려드는 감초여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사실은 비웃음인 줄 모르는 감초여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너를 칭송하는 말인 줄만 아는 감초여 네가 없어도, 네가 없어도 사실은 너끈하게 약봉다리가 약봉다리인 감초여 언제까지나 어느 약방 파리똥 앉은 천장마다 매달리려만 드는 감초여, 감초 토막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