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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초심(初心)을 지켜 주세요..
사람들

초심(初心)을 지켜 주세요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8/31 20:58 수정 2014.08.31 20:58


▲ 김영곤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와 바로 인접한 지역을 담당한지 두 달이 됐다. 기자생활 하면서 여러 공공기관을 출입해 왔지만 이번 출입처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출입 첫날 공보담당자와 서서 명함 주고받고 멋 적어 나와 시장실에 인사차 들렸다.‘ㅊ’시장은 만나자 마자 반말로 환영(?)했다. 필자는 존대하고 있는데 시장은 계속 반말을 했다. 잘못 들었나 싶어 유심히 들었다. 계속 반말을 했다. 나중에 다른 기자들과 얘기해보니 다른 기자도 같은 얘기다. 시장되기 전 근무지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아무래도 시장이 되고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ㅊ’시장을 잘 아는 어떤 이는‘그럴 사람이 아닌데 친하다고 그러겠지’라고 말한다. 친해도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출입 기자에게 반말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고 솔직히 서로 반말을 할 만큼 친하지도 않다. 경북도청에 근무할 때 출입기자로 공식 간담회 자리에 몇 번 참석해 대화를 나눈 게 전부다.
우리말은 상대에 따라 말하는 게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연장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존칭을 쓴다. 연하나 아랫사람에게는 하대(下待)를 한다. 그 외는 상호 존칭을 써야 한다. 상대방을 흐뭇하게는 못할지라도 기분을 상하게 하기 쉬운 것이 상대에 대한 지칭이다. 연배가 비슷할 경우 반말은 상대방이 자신을 얕잡아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친분이 있어 말을 트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 서로 그러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 그렇지 못하고 한쪽만 일방적으로 반말을 하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 예의 바른 말하기의 시작은 올바른 경어(존댓말) 사용이다.
‘ㅊ’시장이 변한 건 말투뿐이 아닌 것 같다. 최근 모 언론사 선배기자는 중요사안이 있어 여러 차례 시장부속실에 신분을 밝히고 전화해‘ㅊ’시장과 통화하려 했으나 매번 회의, 출타중이라 해, 몇 번이나 간곡하게 들어오시면 연락을 바란다고 했으나 한 번도 전화를 받아 본적이 없다고 실토했다. 무시당한 것 같다며 몹시 기분 나빠했다.

역시 재선에 성공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는 얘기다.‘ㅊ’시장 자신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업무상 또는 여러 가지 사정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할 수 도 있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은 이미 변해 있어 잘 모를 수도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어느 일간지에서 본 외국 뇌신경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한 글이 생각난다. 사람이 권력을 잡고, 돈을 많이 벌면 변한다. 그런데 그건 그 사람의 뇌가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로 인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목표달성이나 자기만족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분석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최고의 덕목은‘겸손’이며 반대로 최고의 적은‘거만’이다. 겸손하면 사람들로부터 친밀감과 호감을 얻게 된다. 그래서 겸손하면 중요한 재산중의 하나인 인적재산을 얻게 된다.
이와 반대로 잘난 체하고 아무나보고 반말하고 거만하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서 멀어져 간다. 이로 인해 세상사에 필수인 인적재산을 잃게 된다. 특히 부귀하거나 지위나 권세. 인기가 높을수록 겸손해야 하고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에게 보다 겸손해야 한다.
리더는 항상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ㅊ’시장님, 시민으로서 충고 한마디 합니다. 초심(初心), 초심을 지켜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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