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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3/25 16:50 수정 2015.03.25 16:50
남북한은 반토막 일본은 대륙국? 美국무부의 지도 차별
▲     © 문기성대한민국의 영토는 땅과 바다와 하늘뿐만 아니라 무한한 사이버 공간도 대한민국이 수호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국토임을 절감한다. 수년 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와 함께 미 국무부 공식 웹사이트(www.state.gov)와 정부 사이트들을 방문했을 때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국제수로기구(IHO)에서 동해의 명칭을 일본해로 하는 것을 영국과 미국이 지지한다는 보도가 있은 후에 미 국무부 사이트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대한민국, 북한 그리고 일본 지도를 분석하면서 일본의 대륙 진출 야욕, 제국주의 잔영을 확인했다.
  ▲ 한반도의 육·해·공이 일본 영토처럼 보이고 ▲ 일본의 주권과 관계없는 한반도, 만주, 동해 전체가 포함되어 있고 ▲ 독도와 일본해는 제3자가 보더라도 일본의 주권 지역으로 호도되는 등 일본 지도에 특혜를 베풀고 있다.
  일본의 로비 덕분인지 미 정부의 일본 공식 지도에 북방 4개 도서에 친절한 설명을 달았다. "1945년 소비에트 연방이 점령하고 러시아가 관리하고 있으나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 문구가 삽입되었는지 모르나 소련 연방 해체까지 언급한 것을 보면 최근까지 꼼꼼히 관리된듯 하다. 그만큼 일본 외교의 철저함을 본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附屬島嶼)로 한다고 명문화 되어있다. 그러나 미 공식 지도뿐만 아니라 국무부 사이트에서도 한국을 소개하는 지도에는 한반도 반 토막 남한만 보여 주고 있으며 서해는 황해, 동해는 일본해, 독도는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 Rocks)로 표기되면서 우측 테두리에 점 하나로 표시되어 있다.
  더하여 영일만 앞바다 약 100㎞ 지점에 일본해(Sea of Japan)를 표기, 그 안쪽에 있는 울릉도와 독도가 자연스럽게 일본 영토인 양 보인다.
  북한(www.state.gov/p/eap/ci/kn/)도 일본해가 표시된 가운데 한반도 이북 지역만 보여 주고 있다. 원산만은 일본해다.
  어쩐 일인지 평안도 앞바다를 한국만(Korea Bay)으로 표기한 것은 충성스런 동맹국에 대한 시혜일까. 그러나 일본(www.state.gov/p/eap/ci/ja/)을 소개하는 지도와 비교하면 미 정부의 한국 일본에 대한 확연한 온도차를 느끼게 한다. 'Sea of Japan' 바로 밑에 독도는 '리앙쿠르 록스'로 화살표가 돼 있다. 다케시마는 아닐지언정 일본 영토로 느껴지게 한다.
  과거 군국주의 시절 지배했던 만주, 한반도를 포함하여 연해주, 남지나해, 태평양까지 풍경 좋고 시원하게 대국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 섬나라가 아니라 대륙의 일부를 지배하는 동아시아의 강대국이다. 똑같은 규격, 그러나 담긴 내용이 다른 3개국의 지도를 보면서 비분강개(悲憤慷慨)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미 국무부와 미 정부의 공식 지도는 대한민국과 북한을 소개할 때 한반도 전체와 서해 동해 남해 이어도까지 지도에서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은 분열국가만 경영할 수밖에 없는 민족, 강국의 도움을 받아야 안위가 지켜지는 약소국이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심어 주기 위한 의도적 묵시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왜 이것을 모르쇠하는지 워싱턴의 필부는 매우 궁금하다.
  마땅히 미 정부에 일본을 소개하는 지도와 똑같은 조건으로 대한민국을 소개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유독 일본 지도에는 일제가 점령하고 만행을 저지른 만주와 한반도가 포함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한반도의 주인인 대한민국 지도에는 반 토막 남한 지도 그것도 제주도 남쪽 바다와 이어도가 삭제된 지도가 나오는지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분단도 민족의 치욕의 역사이거늘, 미 연방 수도 워싱턴DC에 최고의 한국 엘리트 외교관들이 상주하고 있음에도 한반도는 반 토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세계인들로 하여금 남북한이 일본의 속국으로 보이도록 하는 교묘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럴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한국 중국 일본이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하는 세계인들이 부지기수(不知其數)다. 그들의 무지를 탓해선 안 된다. 알고도 방치하는 우리 외교관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것이다.
  몇 년 전 박근혜 대통령 방미 시 수행한 국제관계담당 비서관에게 직접 이 문제를 거론했더니 “당신이 국무부에 편지를 해서 왜 그렇게 지도를 만들었는지 질의해 보라”는 답변에 아연실색했다.
  광복 70주년, 삼일절과 안중근 장군의 순국일이 들어 있는 3월이다. 대한민국의 사이버 수호 전사가 될 것을 맹세하면서 군면제자 선출직과 임명직 금지 법안이 하루 빨리 제정되어 병역 의무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대한민국이길 소망해 본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들의 명단과 죄상을 온오프 상에 공개하고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참회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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