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명령’ 서한 발송
사실상 3주 연장 협상 돌입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까지 겹칠 경우 원·달러가 1380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오는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초 9일부터 적용 예정이던 25% 상호관세율은 유지하고 부과 시점만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무역 관련 서한에서 "우리의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상호주의와 거리가 멀었다"며"2025년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말했다.
미국 상호관세를 소화하며 달러지수(DXY)는 0.5% 가량 상승한 97.5포인트까지 올랐다. 뉴욕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은 0.94% 떨어졌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79%, 0.9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통보된 관세율 수준이 지난 4월초 관세율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했던 4월 관세 쇼크 재연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우선 이날 환율은 관세 리스크를 반영해 상승 출발해 국내 미치는 영향 해석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전일 오후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367.8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관세 발표 후 인 새벽 2시에는 여기서 10원 가량 더 올라 13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車, 미국으로 다 옮긴다”
관세 위기…‘탈한국’ 대책 시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속속 미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전기차와 스포츠실용차(SUV) 등 북미 전략 차종의 현지 생산이 늘면서, 울산과 경기 화성 등 국내 핵심 공장의 가동률 저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초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고 본 가동에 들어간다.
HMGMA에서 올해 1~5월 판매된 전기차는 총 2만7783대로, 이 중 준중형 SUV 아이오닉 5가 2만5399대를 차지했고, 준대형 SUV 아이오닉 9이 2384대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과 기아 조지아 공장(KMMG)도 북미 시장 주력 차종의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올 1분기 가동률은 102%, 조지아 공장은 99.8%로 생산능력을 초과하거나 근접한 수준이다.
완성차뿐 아니라 타이어, 엔진 같은 부품 업계도 미국 투자나 생산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다.
관세 부담을 피하고 북미 완성차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편입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공장의 가동률 하락도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울산 1공장 내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생산 설비 가동을 사흘간 중단했다. 현대차 국내 법인 공장 가동률은 102%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관세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가동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탈한국' 흐름을 막기 위해 세제·노동·입지 전반의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법인세 인하, 유연근로 확대 등 규제 완화와 함께 전기차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클러스터 조성 필요성도 거론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