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칭찬 많이 받아 곤란” … 경제 분야 ‘좌클릭’비판 쇄도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45호 회의실에서 김무성 대표 주재로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격적'이었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유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강한 비판도 나오는 등 여권 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9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인 기자회견이 아닌) 당 원내대표로서 그렇게 연설하신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당내 조율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다"며 "그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일부 말씀은 국회의원 이전에 학자로서의 견해, 개인 국회의원으로서 원내대표가 되기 전에 늘 일관되게 가졌던 소신"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인은 당연히 자기 말에 대해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 연설 내용 중 복지·증세 문제와 관련, "국회에서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며 "국회에서 합의하기 전에 우리 당내에서도 합의하는 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인데 사전에 당내 의견 수렴이 너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복지와 그 재원조달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원칙은 같은 내용"이라면서 "나는 그 주장만 했고 유 원내대표는 중(中)복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그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와 만나 "기자들 질문 많이 받았지요"라고 웃으며 묻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유 원내대표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당의 방침으로 볼 순 없다. 여야가 같이 국회에서 고민하자는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 내에선 유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거나 '창조경제는 성장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특히 경제 분야에서 '좌클릭'한 데 대해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야당은 "명연설"이라며 치켜세웠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유 원내대표와 우연히 만난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제가 잘 했다고 페이스북, 트위터에 올렸다"며 "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당선되고 '우리가 할 말을 저 분이 다 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주 딱 그대로 (됐다)"고 말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너무 칭찬을 많이 받아서 제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여당 내에서 비판적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유 원내대표 연설에 관해 "별도의 논평은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