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예전 같으면 각종 행사로 시끌벅적한 5월이 되었겠지만 세월호 참사이후 연이어 터진 또다른 사고들로 채워진 한달이었다.
며칠전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사고와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로 또다시 많은 인명 피해를 봤다.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도 방화로 자칫하면 대형 참사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요즘 같아서는 안전한 곳이 있나 싶을 정도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 사회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고들을 보면서 자책하고 자책해도 부족할 지경이다.
그래도 이런 사고에도 온몸을 던져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로운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움 속에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된다.
화재 직후 대피했다가 직원이 탈출하지 못한 것을 알고 구하려고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이강수(50)씨, 요양병원 화재에서 환자이외에 유일하게 숨진 간호조무사 김모(53·여)씨는 불을 끄려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소방관 홍모씨의 사연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병원에는 그의 부친도 입원중이었다.
그러나 임무를 수행하느라 아버지만 따로 먼저 구할 수 없었던 그가 임무를 마치고 아버지를 찾아 나섰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고 한다. 동료 소방관들 조차 유족 확인 과정에서 명단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방화는 마침 출장을 가느라 열차에 있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46)씨가 몸을 던져 막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권씨는 오직 불을 꺼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다른 사고에서도 보듯이 이처럼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숨보다 다른사람의 생명을 먼저 챙기다 생을 마친 많은 사람들의 마지막으로 우리들에게 소중하게 남긴것은 숭고함이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숭고함을 잊지 말아야 함은 물론 위험에 맞서 자신을 던지는 이들이 더는 나오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