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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새누리,성완종 파문에 '공수전환' 극명..
정치

새누리,성완종 파문에 '공수전환' 극명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4/15 16:35 수정 2015.04.15 16:35
친박은 침묵-친이는 공세…이병기 실장 직무 정지까지 제기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계 의원들과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성완종 파문'과 관련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대부분 친박 핵심 인사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것을 의식하며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는 반면, 친이계 의원들은 이 총리의 자진 사퇴를 비롯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직무 정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전에 박근혜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던 친이계가 '역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친이계 좌장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이 총리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리스트에 오른) 본인들이 거취를 결정하지 않으면 당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아직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에도 쓴소리를 했다.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공직의 최정점에 있는 분이 이런 상태에서는 공직이 움직일 수 없다. 그 도덕성과 실제 공직의 여러 작동원리로 봐서 작동 불능 상태로 갔다고 본다"며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용태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총리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동시에 검찰의 독립 수사를 위한 조치라며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청와대 정무수석의 직무 정지도 주장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녹취록을 통해 구체적 정황이 전해진 이 총리와 달리 '성완종 리스트'라 불린 메모에 이름만 적힌 이병기 실장에 대한 직무 정지까지 여권 내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한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이계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재선 국회의원"이라며 개인의 의견임을 강조했지만, 당초 김 의원은 친이계 몇몇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려고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총리의 부패척결 담화를 언급하며 "요즘 세상에 '캠페인 식'으로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런 부자연스러움이 가져온 비극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처럼, 친이계가 이 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세를 하고 나선 것은 이 총리가 앞서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도 이어져 있다.
지난달 이 총리는 정부 차원의 자원외교 부정부패 척결 방침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혔고, 해당 수사가 MB정권을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친이계는 "새머리 기획"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반해 친박계 의원들은 잔뜩 몸을 낮춘 모양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라는 당 지도부 입장에 동조하는 가운데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
친박계는 지난 13일 국가경쟁력포럼에서 대규모 회동을 가졌지만 이번 파문에 관해선 가급적 언급을 하지않았다.
당시 윤상현 의원은 "내가 이야기하기가 조금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정현 의원만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권,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며 현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친박계 한 3선 의원은 "친박 의원들끼리 대책을 강구한다든지 등의 자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은 특검 도입이나 이 총리 사퇴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성완종 파문에 관한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김태호 최고위원은 특검 도입에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도 이 총리 등이 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 한켠에선 공세에 착수한 친이계를 향해 "불난 집에 부채질하냐"는 등의 불만도 감지된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이 총리 사퇴를 논할 때가 아니지 않나. 좀 지켜봐야 한다"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좀 지켜본 후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시기상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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