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북 영천에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벤틀리 승용차가 목격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전날 전북 전주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차량으로 추정되는 벤틀리 승용차를 봤다는 오인신고가 접수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지 불과 하루 만이었다.
이에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확인에 나섰으나 유 전 회장의 차가 아닌 벤틀리 승용차와 외관이 비슷한 크라이슬러 승용차로 밝혀졌다.
지난 1일에는 대구의 한 저수지에서 한 달 전부터 누군가 쳐놓은 텐트에 여러 사람이 왕래하는데 이 중 한 명이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43)과 닮았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역시나 오인신고로 확인됐다.
유병언 전 회장 부자의 도피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들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대구지방경찰청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달 22일 유 전 회장 부자에 대해 현상금을 내걸고 공개 수배한 뒤 이날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모두 21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3분의 1이 넘는 78건(36%)이 유 전 회장이 타고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은색 EF소나타 차량이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30일부터 집중됐다.
신고는 거의 유 전 회장 부자를 봤다거나 이들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또는 은신처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대부분 오인신고 또는 허위신고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구경북에서도 유 전 회장 부자와 관련한 신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까닭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부동산과 사업장 등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남 유대균이 어렸을 적 대구에서 자란만큼 아버지와 떨어져 홀로 대구경북 지역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최근 제기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 대구 남구 대명동에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교회와 유대균 소유의 주택, 그가 대주주인 방문판매업체 다판다 대구지점이 위치해 있다.
경북의 경우 청송과 의성, 영천 등지에 유 전 회장 일가의 차명 재산으로 추정되는 영농조합법인 등 시설이 밀집돼 있다. 정양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