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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시 간부 환경취약지 이사 ‘논란’..
경북

포항시 간부 환경취약지 이사 ‘논란’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0/07/20 18:38 수정 2020.07.21 09:06
- 市 “푸른도시 실천 위한 의지” vs "전형적 전시행정" 주민 비판...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 전경.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 전경.

최근 포항시가 간부공무원들을 환경 취약지역으로 이사시키자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는 “푸른도시 실천을 위한 의지”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전시행정의 전형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더구나 해당 공무원들에게 이사를 위한 시비도 지원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불만도 높다.

포항시에 따르면 정영화 환경국장, 신정혁 자원순환과장, 신구중 환경정책과장을 비롯해 관련 팀장 등 간부 5명이 지난 1일 남구 오천읍과 제철동 등 환경시설 밀집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앞서 이강덕 시장은 지난 1월 환경오염시설 관련, 주민들이 악취와 대기오염 등을 호소하자 “시민들의 고통이 있다면 함께 나눌 것이며, 주민들 입장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본인이 직접 해당지역으로 이사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오천읍에 한 아파트를 새 거처로 확보했지만, 현재 사는 효자의 전세 아파트가 나가지 않아 이사는 하지 못하고 있다.

시 환경관련 간부공무원들이 이사를 한 오천읍 일대에는 인근 호동에 있는 음식폐기물처리장,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 등을 둘러싸고 주민들이 악취와 대기오염 등을 호소하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해엔 주민들이 SRF시설 폐기를 주장하며 시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까지 벌이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또 포항시는 주민의견을 수용해 음식폐기물 반입을 6월 말로 종료하고 외부위탁처리로 변경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포항시는 시청 간부공무원들이 환경민원 현장에서 직접 생활하며 환경문제를 해결하자는 이 시장의 의지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는 또 최근 조직개편으로 새로 만든 ‘푸른도시사업단’ 사무실도 오천읍과 인접한 청림동으로 옮겼다.

푸른도시사업단은 국장급 단장을 포함해 녹지과, 공원과, 생태하천과 등 포항의 생태환경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현장 속으로의 행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민선 7기 2주년을 맞아 지난 2일 오천읍에서 현장확대간부회의를 연 이강덕 시장은 “포항시와 영일군 통합 이후 환경관련시설 밀집에 따른 남구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 이하 간부공무원들의 희생과 각오가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민들의 고충을 함께 겪으며 생활하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찾아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들은 “간부공무원들이 이사한다고 달라진 것도 없고 공무원들이 멀쩡한 집과 가족들을 놔두고 월세방(원룸)으로 옮겨와 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다.

더구나 “정작 시장은 이사도 하지 않고 있는데다 국장과 과장, 팀장들에게 이사비용으로 월 수십만원씩을 지원하고 있어 혈세낭비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포항시는 국.과장 등 해당 간부 5명에게 12월말까지 이사비용으로 매월 45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해 시의회는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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