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의원 "기준점 제시는 적적치 못한 처신" 비판
여야 간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과 관련, 청와대가 "인상 시 세금폭탄 1702조원"이라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분리 처리를 압박한 데 대해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10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인다면 향후 65년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부담만 무려 1702조원, 연간평균 26조원에 달한다"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보험률 인상문제를 공무원연금과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힌 데 대해 야당이 강하게 반발한 데 이어, 여당 내에서도 불쾌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11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가) 어떤 기준점을 제시해버리니까 유승민 원내대표는 매우 옹색한 처지가 됐다"며 "매우 적절치 못했던 처신"이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어제(10일) 유 원내대표가 오후 2시부터 야당과 협상에 들어갔는데 그 안에서 여러 논의를 하며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유 원내대표에게 재량권을 줘야 하는데 어떤 기준점을 제시해 버려서 그의 입장에서는 매우 옹색한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미리 얘기해버리니까 야당 원내대표도 우리가 이런 것들은 수용하기 어렵다, 즉 카드패를 먼저 보여준 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도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나와 "청와대로서는 50%를 명기하는 부분이 이렇게 되면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알려야겠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필이면 야당 원내대표가 처음 선출돼 상견례하는 자리였는데 그 타이밍이 적절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도 이를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야당을 너무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 소속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 역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여야 실무기구의 합의 후 현재까지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청와대의 반대 의견 표명이 사태 공전의 주된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제는 청와대가 나설 차례"라며 "청와대는 여당과 함께 야당과 140만명의 전·현직 공무원을 설득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몇몇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정말 잘못한 거다. 문제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면서 브리핑을 한 김성우 홍보수석을 향해 "너무 나댄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