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포항시가 4일부터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나선 가운데, 이강덕 시장은 당일 수십명의 기자들과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개최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는 시민들에게 5인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고 종교활동 등도 비대면으로 하도록 하고는 시장은 긴급사항도 아닌 새해 시정방향을 밝히겠다는 이유로 대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다.
더구나 이처럼 기자들을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도 모자라 유튜브 영상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실시간 방영하고 자막으로는 ‘온라인 브리핑’이라고 해 상당수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로인해 “시장이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장과 기자들은 코로나가 피해가냐”고 시민들은 한마디씩...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 중에는 안동과 울진 등 경북도청과 도내 타 시군에도 출입하는 이들도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 시장과 포항시청 국장들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까지 해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기자회견 참석자 모두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해 파문이 일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앞서도 포항시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속에도 직원과 주민들을 모아 대면행사를 잇따라 개최해 “시가 방역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경북 포항시는 “12월에 접어들면서 지역에서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여 지역의 확진자 수는 총 126명”이라고 지난해 12월 4일 밝혔다.
이로인해 시는 이날 이강덕 포항시장의 주재로 유관기관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최근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의 외출과 대학별 입시전형 시작으로 수도권으로의 대규모 이동으로 인한 감염 위험 증가와 연말연시 각종 모임 및 실내활동 증가 및 환기 부족, 바이러스 생존 환경 등 동절기 요인이 더해져 지역의 확산 위험이 우려됨에 따라 감염병의 지역확산 방지를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여 현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보다 더 강화된 방역관리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포항시는 소속 공무원이 솔선하여 업무 외 모임, 회식, 행사, 회의 등을 연기 또는 취소하고 불요불급한 출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고강도의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항시는 11월 20일 시청 4층 대회실에서 이강덕 시장 등 간부공무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를 초청하여 ‘간부공무원 리더십 특강’을 실시했다.
이날 포항지역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발생해 전파 차단과 예방 및 다중집합행사 자제의 필요성 등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포항시는 이날 또 다시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시청의 일반 공무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방자치경영연구소의 혁신강사를 초청하여 11월 공무원마인드교육을 실시했다.
이로인해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발생하고 있어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다면 행사를 연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영상을 통한 비대면 방식 등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교육할 수도 있을텐데, 굳이 다수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대면행사를 개최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같은 코로나 방역과 역행하는 포항시의 행태는 28일만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11월 17일에도 있었다.
이강덕 시장은 이날 박물관 주최 행사인 미술상 시상식을 시청으로 옮겨 자신이 직접 수상자에게 상을 전달했고 근로자복지회관에서는 지방자치학교 수강생 8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반면 이날 포항시 보건부서는 “코로나19 대응 경계를 강화하고 확진자의 접촉자 1,182명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계속된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파악 및 검사 실시 등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지역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시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며, “최대한 모임 등을 삼가해 달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시 주요 부서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최근에도 시공사들과 계약도 이뤄지기 전에 주민들을 초청해 각종 기공식들을 개최했으며, 이강덕 시장은 주민과 만남의 행보를 지속해 왔다.
한편 포항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침에 따라 1월 4일 0시부터 1월 17일 24시까지 2주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일부수칙을 추가·보완하여 조정·시행한다”고 기자회견 전날인 3일 밝혔으며, 3일 기준 경북도내에서는 포항 6명을 비롯해 2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재선인 이강덕 포항시장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이 시장이 3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