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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LH 일월동 행복주택 공사로 “농사 망쳤다”..
경북

LH 일월동 행복주택 공사로 “농사 망쳤다”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1/04/29 20:03 수정 2021.04.30 17:32
- 지역 농민단체, 농작물 피해 대책마련 민원 제기
- “무리한 터파기로 시금치·부추·무 등 피해 심각하다...”

지역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행복주택 공사와 관련하여 민원이 발생했다.

포항시농민회 동부지회 등 6개 농민단체는 지난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일월동 행복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열고 "농산물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조상대대로 땅을 파고 씨를 뿌려 시금치, 부추농사를 짓고 사는 일월동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십 년 동안 시금치, 부추 시설재배 단지를 조성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작물로 인정받은 이곳에 LH가 일월동 행복주택 아파트 공사를 시작한 직후부터 어찌된 일인지 시금치가 말라 죽고 병들기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확인한 결과, 농업용수가 부족해지고 염도가 강해져 농작물에 큰 피해가 생겼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7만여 평 34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LH와 시공사가 과도한 터파기를 해 주변 지표수를 마르게 했고 바닷물이 유입돼 염도가 높아져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5월 초까지 무 파종을 하지 못하면 올해 미국과 계약한 무 수출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LH와 시공사에 대책 마련과 피해구제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발뺌과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동안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포항시는 농민들의 피해상황을 조사해 문제해결이 될 때까지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LH공사는 행복주택 공사를 하면서 농민들에게 불행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공개 사과와 구체적인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족한 농업용수를 해결하기 위해 500평당 관정 1개가 필요해 3억4000만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견적을 받았다"며, "관정설치 후에도 염류유입을 막고 농업용수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H 일월동 행복주택 공사는 지난해 11월 시작돼 내년 연말 준공될 예정인데, 작은 평수의 임대주택 460세대를 조성할 계획으로 주변은 비닐하우스 시설단지로 둘러쌓여있다.

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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