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박물관이 지난달 29일 특별기획전 ‘역사에서 신화가 된 견훤’에 견훤과 관련된 지역 주민을 초청하는 이색 행사를 열었다.
상주박물관은 이날 상주시 화서면 하송리 청계마을 주민 10여 명을 초청해 전시회를 관람토록 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보름(음력 1월 15일)이면 마을에 있는 사당에 모여 마을신인 견훤대왕에게 마을과 상주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마을 제사)를 지내고 있다.
상주 출신인 견훤은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20㎞가량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영남지도’(1750년경 제작)에 청계마을 뒷산이 견훤산이고 ‘상산지’(1786)에 견훤성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 데다 이곳에서 견훤이 군사를 양성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면서 제사를 모시게 됐다고 한다. 마을에 있는 견훤사당(경북도 민속문화재 제157호)의 상량문에 적힌 연대(1843년)로 볼 때 이 사당이 조선시대에 건립됐고 동제도 오랜 세월 이어져 왔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청계마을 주민들은 이날 박물관 전시실에서 자신들이 동제를 지내는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관람했다. 박물관 측이 동제 준비에서 제를 지내는 모습 등을 담은 자료를 전시하고 견훤사당도 재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박물관 측이 주민들에게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그동안 동제를 지내며 전통을 계승한 점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마련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시작된 특별기획전은 6월 27일까지 진행되며, 상주에서 태어나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김학전기자